기술주와 금융주도 하락 전환...유가 흐름 비관이 가장 큰 우려 요인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20일(미국시각) 국제 유가가 또 추락하면서 글로벌 증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이날 유가 급락으로 전날 동반 상승했던 유럽증시가 일제히 추락하고 이 여파는 미국증시 3대 지수 하락으로 연결됐다. 특히 일각에선 국제 유가가 배럴당 39달러 선까지 추락할 것이란 전망까지 내놔 시장을 더욱 우울하게 했다.

골든브릿지 투자증권이 작성한 ‘골든 매크로 앤 파이낸셜 데일리’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전날엔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올랐지만 이날엔 정 반대의 시장 흐름이 연출됐다.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세로 전환됐다. 유가 급락 여파다.

이런 가운데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전장보다 61.85포인트(0.29%) 내린 2만1467.14에 거래를 마쳤다. 또한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16.43포인트(0.67%) 낮은 2437.03에 마감됐다. 그런가 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 지수는 50.98포인트(0.82%) 밀린 6188.03에 장을 마감했다. 유가 급락 속에 특히 기술주의 재추락이 두드러진 하루였다.

골든브릿지 투자증권의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는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반등 시도가 실패하면서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면서 “시장은 유가 움직임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 연설, 기술주 동향 등을 주목했다”고 전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미국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97센트(2.2%) 하락한, 43.2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의 유가 하락은 리비아 원유 생산 증가 등의 소식으로 최근의 공급 과잉 상태가 바뀌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유가는 올해 고점인 55.34달러 대비 20% 이상 하락해, 약세장으로 접어들었다는 분석까지 쏟아지게 하고 있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키덜프는 유가의 다음 기술적 목표가는 39.19달러라며, 이는 지난해 8월 3일 기록한 장중 저점이라고 소개했다.

키덜프는 “가격이 그 수준에 갔을 때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반응할 것”이라며 “그들이 반응할 때까지 유가는 계속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증시에서 업종별로는 에너지주와 임의소비재가 1.25%씩 내리며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그 다음은 산업(1.1%), 통신(1.0%), 금융(0.8%), 기술(0.7%), 소재(0.5%), 필수소비재(0.3%), 부동산(0.2%)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반면 유틸리티주와 헬스케어주는 각각 0.05%와 0.3% 상승했다.

특히 다우 구성 종목에서는 정유주를 대표하는 쉐브론(-0.9%)과 디즈니(-1.3%)가 지수에 큰 부담을 안겼다.

전날 다우와 S&P 지수의 사상 최고치 마감을 이끌었던 기술주도 이날 맥을 추지 못했다.

시가총액 대장주인 애플이 0.9% 내렸고, 마이크로소프트(MS)도 1.0% 하락했다. 아마존과 페이스북은 각각 0.2%, 0.4% 떨어졌다. 넷플릭스와 알파벳도 0.8%와 0.7%의 약세를 기록했다. 반도체 주 중에서는 마이크론 테크가 1.19% 하락했고 인텔은 1.83% 떨어졌다.

또한 금융주 중에선 골드만 삭스와 JP 모건 주가가 각각 0.5%와 0.6% 하락했다.

연준 위원들의 발언도 주목받았다.

전날엔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앞으로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명확하게 제시하며 금융주 상승을 이끌었지만 이날엔 상황이 달랐다.

이날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저금리가 금융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낳게 한다”며 “중앙은행과 민간 영역이 모두 심각하게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금리를 올릴지 결정하기 위해 연말까지 기다려볼 수도 있다”면서 “연준이 올해 말까지 추가 금리인상을 하지 않더라도, 자산축소는 올해 안에 언제든지 시작될 수 있다”면서 다소 비둘기적인 발언을 했고 이런 가운데 이날 금융주의 주가가 하락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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