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20일(미국시각) 뉴욕 월가가 갈팡질팡했다. 특별한 경제지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엇갈렸다. 또한 국제유가가 추락하면서 시장 불확실성을 키웠다. 그 결과 미국 시장의 공포지수도 껑충 뛰었다.

뉴욕 월가에 따르면 이날 연설에 나선 연준 위원들의 발언은 매파적 내용과 비둘기파적 내용으로 방향을 달리했다.

우선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저금리가 금융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낳게 한다”며 “중앙은행과 민간 영역이 모두 심각하게 주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통화정책 긴축을 강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이는 연준이 지난주 끝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물가와 성장 부진에도 금리 인상과 자산 축소 등 긴축실행 의지를 내비친 기조와 맞아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전일에 이어 이날 다시 “금리를 올릴지 결정하기 위해 연말까지 기다려볼 수도 있다”고 밝혔다. 금리인상에 신중을 기하자는 게 에반스의 주장이다. 에반스 총재는 또 “연준이 올해 말까지 추가 금리인상을 하지 않더라도, 자산축소는 올해 안에 언제든지 시작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주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없어서 시장의 관심이 연준 위원들의 연설에 집중됐으나 발언 내용이 엇갈리면서 시장이 혼란스러웠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시장을 혼란스럽게 한 요인은 또 있었다. 바로 유가 급락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배럴당 97센트(2.2%) 하락한, 43.23달러에 마감됐다. 유가 하락은 이날 리비아 원유 생산 증가 등의 소식으로 최근의 공급 과잉 상태가 바뀌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유가는 올해 고점인 55.34달러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서 약세장에 진입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특히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키덜프는 “유가의 다음 기술적 목표가는 39.19달러”라며 “가격이 그 수준에 갔을 때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반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시 말해 국제 유가는 앞으로도 불안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게 키덜프의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월가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는 이번 주 미국 에너지정보청의 주간 원유재고 발표 여부가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연준 인사들의 충돌 및 유가 불안 속에 이날 시장의 변동성지수(공포지수)도 급등했다.

이날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5.79%나 오른 10.97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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