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인 마거릿 대처 전 총리에 대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너무 자기 뜻대로만 한다”는 불평을 살짝 보인 적이 있다.

지금의 테레사 메이 총리는 두 번째 여성 총리다. 지금은 여왕과 여성 총리의 개인적 호감도를 논하기 무색할 정도로 영국은 중대한 결단의 시기를 맞고 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다.

정치에 직접 간여하지 않는 영국 임금으로서, 여왕은 브렉시트에 관한 의견을 밝히지는 않았다. 일부에서는 여왕이 브렉시트를 찬성한다는 보도를 했지만, 즉각 왕실의 반박을 가져왔다.

오히려 브렉시트가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의 영국(United Kingdom) 이탈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여왕의 입장은 반대일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여왕이 지난 21일 영국 의회 연설에서 착용한 모자는 이런 측면에서 관심을 집중시킨다. 모자의 디자인이 EU 깃발을 연상시켰던 것이다.
 

▲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이 21일 영국의회에 참석할 때 착용한 모자가 유럽연합(EU) 깃발을 연상시키고 있다. /사진=뉴시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영국과 캐나다, 호주 등의 상징적 국가원수로 무려 65년 이상 재위하고 있다. 실질적 통치권은 없어도 웬만한 국가의 정상을 능가할만한 카리스마를 갖고 있다.

그에 따라, 중요 정치현안이 있을 때마다 여왕을 소재로 한 풍자가 등장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당선된 직후의 가상뉴스도 이런 경우다.

이 뉴스(?)에서 여왕은 미국인들에게 “대통령제 그만하고 나의 통치를 다시 받아보는 것이 어떠냐”고 권유하고 있다.

여왕은 “당신들의 대통령제가 잘 돌아가는 것 같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며 이같이 제의하고 있다. 여왕은 또 “한 가지 여러분이 걱정하는 것은 비효율성이 이루 말할 수 없는 우리 의회의 간섭을 다시 받는 것임을 잘 알고 있다”며 “이번에는 의회 간섭 없이 내가 여러분을 직접 다스리는 것이 어떻겠냐”고 묻는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공주시절인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에 종군해 구호품 관리, 군용 트럭 운전 등의 임무를 맡았다. 1952년 부왕 조지6세를 대신해 케냐를 방문하던 중, 조지6세의 서거와 함께 즉위했다.

상징적인 최고주권자이지만 테러의 표적이 되는 위험을 겪기도 한다. 여왕이 제2차 세계대전에 종군했던 사례처럼 그의 자손들도 군복무를 자원하고 있다. 아들인 에드워드 왕자는 1982년 아르헨티나와의 포클랜드 전쟁에서 미사일로부터 해군함정을 지키는 헬리콥터 조종사로 복무했다. 손자인 해리 왕자는 아프가니스탄 전선에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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