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숨고르기 속 달러는 강보합...미 5월 물가 부진이 달러 상승 폭 제한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30일(미국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가치가 나흘 만에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물가지표는 부진했지만 달러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이같은 흐름이 연출됐다. 그러나 달러 대비 유로화의 가치는 여전히 1년만의 최고 수준인 1.14달러 선 위에서 움직였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95.65로 전일 대비 0.1% 올랐다. 그야말로 미미한 상승이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WSJ) 달러인덱스도 87.77로 전날의 87.71보다 아주 소폭 올랐다.
 
이날 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달러의 상대 통화들이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미국 달러가치가 4거래일 만에 살짝 반등했다.

최근 유럽중앙은행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지금 유로존 경제는 양호하고 리플레이션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향후 경기부양책을 축소할 수 있다”고 밝히고,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의 마크 카니 총재 역시 “임금 인상률이 높아지고 기업투자가 늘어난다면 소비지출이 부진하더라도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강조한 탓에, 전날까지 유로, 파운드 등의 가치가 절상되자 달러가 약세를 보였었다.

그러다가 이날 유로화 등 달러의 상대 통화들이 그간의 급등세를 멈추고 숨고르기 흐름을 보인 가운데 달러가치가  상승했다.

다만 이날 발표된 미국의 5월 물가 관련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이것이 향후 연준의 금리 추가인상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 나오면서 달러 상승폭을 제한했다.

특히 이날 달러 대비 유로화의 가치는 1.1420달러로 전날의 1.1443달러 보다 하락했다. 하지만 이날 유로화 하락 폭이 0.2%에 그치면서 지난 29일 1년여 만에 처음 상향 돌파한 1.14달러 선은 여유있게 유지됐다.

미국 달러가치가 반등하자 이날 엔-달러 환율도 소폭 상승하면서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112.45엔 선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이는 전날의 112.13엔 보다 오른 것이다. 엔-달러 환율이 올랐다는 건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절상됐다는 의미다. 그러나 최근 엔-달러 환율은 며칠째 112엔 선을 벗어나지 않은 채 제한적인 움직임만 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가 오락가락 하면서 향후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탓이다. 엔-달러 환율은 미국측 동향에 특히 민감하게 움직이는 환율이다.

이날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 캐나다 중앙은행 등 글로벌 주요 중앙은행들이 경기 부양 축소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날에도 달러가치는 제한적인 상승세만 나타냈다”면서 “이날 미국 국채시장에서 채권 대량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지난 5월 초 이후 처음으로 2.3%를 넘어선 것도 달러가치 반등을 제한케 하는 요인이 됐다”고 전했다. 채권 금리가 올랐다는 건 채권 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을 이미한다. 전날의 경우 뉴욕 월가에선 ‘달러 약세, 채권가격 약세, 주가 약세’ 등 트리플 약세가 나타났었는데 이날에도 그런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다는 얘기다.

이날엔 뉴욕 월가에서 “달러 강보합, 미국 주식시장 혼조, 채권가격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한편 이날 공개된 미국의 5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4% 오르는 데 그쳤다. 이 지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금리 정상화와 관련해 가장 중시하는 물가지표다. 그런데 이 지수가 연준의 목표치(2%)에 크게 미달하고 있다. 다만 이날 미시간대가 발표한 소비자신뢰지수가 95.1로 예상치 94.5보다 높아진 것은 그나마 고무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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