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 벗어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이 중요하다

▲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성공한 기업인이 되기 위한 덕목은 무엇일까. 시장의 흐름을 미리 읽고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기업을 성장시키며 부를 증식시켜 가는 기업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닌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느낌이 든다. 착한 기업인이 성공하고 탐욕에서 벗어나 사회적 덕목을 실천하는 기업인들이 각광 받는 시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중시하는 이른바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투자가 세계적인 흐름으로 부각되고 소셜 네트워크가 발전하면서 돈만 벌고자 하는 '악한 기업인'은 징벌하고 약자까지 보듬어주는 '착한 기업인'을 응원하는 흐름이 대세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세계 최대 채권투자 운용사인 핌코(Pimco)는 최근 자료에서 "ESG 투자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며 "다양한 이유가 이 같은 트렌드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지속가능 투자연합(Global Sustainable Investment Alliance)에 따르면, 지난해 22조 달러 이상의 자산들이 ESG 방침에 따라 운용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이는 2년 전과 비교해 25% 증가한 수치로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건강한 가치를 중시하는  투자가 주류로 변모하고 있음을 제시해주는 중요한 통계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최근 불고 있는 착한 오뚜기 이른바 '갓뚜기(God+오뚜기)' 선풍은 ESG 투자 열풍의 부각과 함께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오뚜기 소유주 일가의 선행과 승계 과정에서 덕목이 잇따라 밝혀지고 이게 SNS로 전파되면서 뜨거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이후 최순실-박근혜로 이어지는 국정 농단과 기득권층의 탐욕이 속속 드러나고 촛불혁명으로 빈부 격차 해소와 일자리 나누기 등이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면서 정치인은 물론 기업인에게도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요구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돈만 벌고자 하는 탐욕이나 기업의 성장만을 도모하겠다는 전통 기업인의 자세에서 벗어나 사회적 신분에 걸맞은 행동과 규범에 맞는 투자를 통해 국가와 사회 발전에 부응하는 건강한 기업인의 자세를 요구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와중에 몇몇 기업인들의 일탈 행위가 큰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오뚜기 함영준 회장 일가의 착한 행동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자리를 잡으면서 더욱 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모습이다.

함 회장은 선친으로부터 물려 받은 재산에 대한 1500억 원대의 상속세를 선뜻 납부한 것도 그렇지만 숨겨진 각종 선행을 통해 부를 획득한 기업인이 갈 수 있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일정 부분 제시했다는 점에서 다른 기업인들도 적극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과거에도 유한양행의 창업주 유일한 박사의 사례라든지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사회적 기여를 통해 존경 받는 기업인으로 박수를 받으면서 지속 성장이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시킨 사례는 많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일감 몰아주기나 탈세를 통한 상속 및 증여, 사회적 약자를 차별하는 갑질행위 등이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과 불만의 목소리도 여전한 만큼 문재인 정부는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련 기관을 통해 개혁의 칼날을 한층 예리하게 가다듬고 경제와 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하는 주춧돌을 놓을 필요가 있다.

즉 착한 기업인에게는 아낌 없는 박수를 주되 악한 기업인은 제재를 통해 ESG 투자 및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성공한 기업인의 유력한 덕목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사회적 흐름과 함께 발을 맞춰 갈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기업인 역시 이런 사회적 흐름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키워갈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될 때 '적폐 세력'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노동자 집단이나 정치권에 대해 임금 인상 자제, 규제 개혁 등 할 말은 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또 다른 적폐 세력인 노동자 집단이나 정치권에 대해 똑같은 개혁의 칼날을 들이댈 것을 요구하는 기업인들이 많아지고 그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시대가 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는 21세기 한국 경제가 사회적 격차를 해소하고 규제 혁파를 통해 건강하게 발전하는 중요한 밑걸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