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극약처방' 주목...글로벌 긴축 우려 속 투기세력 못잡으면 국가도 위험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 칼럼] 한국의 부동산이 특정 세력의 농간에 놀아나는 것인가. 항간에선 향후 서울 특정지역의 아파트 값이 평당 1억 원에 이를 것이란 엄청난 말이 나돈다. 또한 서울 강남권에서 맴돌던 돈들이 일부 강북지역의 새 아파트까지 대거 사들였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들 아파트 중 상당수는 자녀에게 주기 위한 것이라는 소문도 떠돌았다.

이런 투기성 소문에 서민들은 다급해진다. ‘지금 집을 사지 않으면 괜찮은 지역에서 집을 살 기회를 영영 놓치는 것 아닌가’ 하며 조바심을 내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최근 문재인 정부가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을 예고하고 있는데도 서울과 일부 인기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계속 기승을 부린다. 서울의 일부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잠시 주춤했다가 다시 올랐다고 한다. 서울 강남 지역을 누르니 강북지역 집값이 꿈틀거린다고 한다. 풍선효과라고 한다. 또한 신규분양아파트 모델하우스엔 여전히 많은 인파로 북적거린다고 한다. 지금 서울 등 인기지역에선 부동산 광풍에 춤추고 있다 해도 지나침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난처해진 쪽은 주택 실수요자들이다. 실수요자들은 고민스럽다. 정부는 “부동산 투기만은 꼭 잡겠다”며 벼르고 있고 시장의 한편에선 여전히 정부를 비웃는다. 지금 실수요자들은 정부를 믿어야 하나 아니면 친구를 따라 강남가야 하나, 그것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다만 투기 세력을 잡으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만큼은 그나마 확고한 것으로 보이는 게 다행이다. 
 
최근 문재인 정부 당국자들의 투기 근절 의지는 그 어느때 보다 굳건해 보인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의 조세정책이 주목된다. 부자 증세가 문재인 정부 조세정책의 새로운 방향으로 굳어져 가고 있다. 값비싼 부동산에 대한 증세 여부가 부각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경제수장인 기획재정부 장관과 주택정책을 담당하는 국토부 장관은 “투기 세력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벼른다. 또한 새로운 국세청장은 “다주택 보유자들에 대한 전수 조사 여부를 검토 하겠다”고 언급한 상태다. 이어 금융당국에선 주택 담보대출 요건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계 대출이 많은 금융기관에 대한 금융감독 당국의 경고성 메시지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 뿐인가.

꿈틀거리는 글로벌 금리도 한국의 집값을 위협할 수 있다. 미국 중앙은행은 이미 기준금리 인상을 진행 중인 것은 물론 자산축소 카드 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영국의 중앙은행 총재도 임금인상률이 높아지거나 기업투자가 증가하면 소비지출이 부진하더라도 기준금리를 올리겠다고 밝히고 있다. 유럽중앙은행 총재 역시 “향후 점진적인 경기부양 축소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도 긴축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재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저금리에서 탈출하기 위한 물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한국의 저금리 시대 지속 여부도 불확실하다는 의미다. 저들이 금리를 올리면 한국도 올려야 한다. 돈이란 금리가 낮은 곳에서 금리가 높은 곳으로 도망치기 때문이다. 한국도 자본유출을 당하지 않으려면 다른 나라가 금리를 올릴 때 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는 처지가 될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주요 국제기구에선 “한국의 가계부채 관리가 필요하다”고 권고한 바 있다. 주요 국제기구에선 “한국의 부동산이 가계부채 과다의 원인이다”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한쪽에선 부동산 투기 광풍이 불고, 다른 한편에선 이를 잡기 위해 온갖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의 흐름도 부동산 시장에 호의적인 것 만은 아니다. 지금의 부동산 투기는 저금리가 안겨준 광풍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금리의 흐름이 불확실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경제계에서 자주 쓰는 말이 생각난다. “정부와 싸워서 이길 생각은 말라”는 말이 그것이다.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투기세력 정도는 얼마든지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부동산 투기 광풍이 엄청난 이때 정부가 투기 광풍을 얼마나 단호하게 잠재울 수 있을 것인지가 주목된다. 정부가 이를 잡지 못하면 서울 특정지역 아파트 값이 평당 1억원까지 뛸 것이라며 투기를 부채질 하는 세력은 더욱 기승을 부릴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제 체력은 떨어지는 상황에서 부동산 광풍이 더 확산되면 한국의 거품 붕괴 위기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정책 당국자들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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