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발사거리의 모호함으로 최대한의 외교 효과... 강대국들 기존 전략 모두 원점으로"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아시아 시사전문가인 방세현 시사정책연구소장은 북한의 4일 미사일 발사에 대해 “모든 강대국들의 외교 게임을 한순간에 원점으로 돌려놓은 것”이라고 밝혔다.

방세현 소장은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이 정상각도로 발사됐을 때의 거리를 단순계산해보면 1만2000 킬로미터로 북한에서 미국 워싱턴 DC도 사정 범위에 포함된다”며 “하지만 전문가들의 계산에 따라서는 9000 킬로미터로 이에 못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방 소장은 이같은 모호함이 오히려 북한이 미국 등 관련국들과의 협상에 더욱 힘을 낼 수 있는 전략적 효과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마디로 발사거리만 가지고도 엄청난 외교술을 시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미사일 발사가 지난 4월15일의 열병식 때 러시아식 토폴과 유사한 발사대를 보여준 것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 북한의 지난 4월15일 열병식에 등장한 미사일 발사대. /사진=뉴시스, 조선중앙TV 캡쳐.


방 소장은 당시에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토폴식 발사대를 보여주면서 미국과 중국의 머리를 골치 아프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토폴은 현존 전략 무기의 정점에 있는 것으로 러시아는 관련 기술을 외국에 제공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북한의 열병식에 유사한 발사대가 등장한 것은, 러시아가 북한과의 경제교류를 넓히면서 고립의 출구 역할을 하는 상황에서 크게 주목됐다. 러시아는 올해 들어, 북한의 벌목공 활용 등을 통해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의 후원자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방세현 소장은 북한의 4일 미사일 발사로 인해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은 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라고 분석했다. 시 주석이 “한국의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는 기존입장을 밝히자마자, 바로 북한이 이를 무색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방 소장은 “미국과 중국, 일본 모두 북한에 대해 취해왔던 지금까지의 전략을 원점재검토해야 될 상황이며, 상대적으로 러시아가 이들보다는 여유로운 입장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맞춰 미국에 직접 위협이 될 미사일을 과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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