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타임스 "임시직 빼면 고용지표 엉망...이는 ECB에 또다른 고민 안겨"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유로존의 실업률이 한 자릿수로 크게 떨어졌지만 이상한 저임금 일자리가 급증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구직을 포기하고 떠난 사람을 포함시키고 취업자 대상에서 아르바이트생을 제외하면 유로존의 실질 실업률은 18%에 이를 것이란 최악의 진단까지 나오고 있다. 또한 이는 유럽중앙은행으로 하여금 선뜻 양적완화 정책을 축소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로도 간주되고 있다.

6일(유럽시각) 영국의 유력 경제신문인 파이낸셜 타임스는 “유로존의 이상한 저임금 일자리 취업 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최근 유로존의 고용지표는 겉으로만 보면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 유로존의 실업률은 경제 위기가 유럽 대륙을 뒤덮은 이후 처음으로 올해 10% 이하로 하락했다. 지난 5월에는 9.3%로 8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2013년 초 이후로 대략 6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된 결과다.

이 신문은 그러나 “2013년 2분기부터 2016년 4분기까지 창출된 520만 개의 일자리 중 210만 개의 일자리는 임시 계약직과 관련되어 있을 만큼 창출되고 있는 일자리의 질에 대해서는 커다란 의문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의 관계자들은 노동시장의 회복 조짐을 반기면서도 느려터진 임금 상승 속도에 대해선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금 상승은 유로존의 경제를 견고케 하면서 ECB의 정책 입안자들로 하여금 양적완화 정책을 축소해 나가기 시작할 수 있을 것인지의 여부를 결정할 주된 지표인데 그게 애매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파이낸셜 타임스는 “유로존의 노동시장 회복은 이코노미스트들을 놀라게 만들고 있다”면서도 “기업들은 이코노미스트들이 거의 예상하지 못했던 속도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로존의 노동시장이 회복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의심의 여지는 거의 없지만, 창출되고 있는 일자리의 질에 대해서는 커다란 의문이 남아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강조했다.

이 신문은 “유로존 근로자 중 시간제로 일하는 사람들이 많고 그들 중 대다수가 주어진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 동안 일을 하고자 한다”면서 “그리고 여러 유럽연합 회원국들에서 임시 계약직이 일반적인 가운데 창출된 일자리 중 대부분이 위태로운 상태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일부 전문가들은 취업난이 장기간 지속돼 이로 인해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구직을 포기하고 노동시장을 영원히 떠난 것 같다고 의심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달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도 “노동력(의 규모)이 분명 매우 크게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동시에 새롭게 창출된 일자리 중 대부분이 이른바 ‘질이 낮은’ 일자리라는 증거가 있고 우리는 비정규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아르바이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파이낸설 타임스는 “유로존의 경우 아르바이트생을 제외하고 구직을 포기하고 떠난 사람까지 포함하면 실제 실업률은 18% 정도로 공식적으로 발표된 실업률 수치와 비교해 거의 2배 가까이 높다”면서 “이것이 유럽중앙은행으로 하여금 선뜻 양적완화를 중단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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