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번에는 클린턴 전 대통령 딸과 트윗 다툼까지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G20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대체적으로 한국, 미국, 일본이 북한을 두둔하는 중국, 러시아와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주는 행보는 과연 북한과의 현안 해결에 그가 관심을 둘 여력이 있는지 의구심을 낳고 있다. 미국 내 정치문제로 옥신각신하는 일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MSNBC CNN 등 언론에 대해 폭언과 폭력을 휘두르는 동영상으로 물의를 일으키더니 이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딸인 첼시 클린턴과의 트윗 다툼으로도 번지고 있다. 첼시의 어머니는 트럼프 대통령과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 대결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G20 회담에서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 자리에 딸 이방카가 앉은 데 대해 미국에서는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10일 트윗을 통해 “일본 등 다른 나라와 회담을 하기 위해 자리를 비웠을 때 이방카가 앉은 것은 매우 합당한 일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동의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이은 트윗에서 “만약 첼시 클린턴이 자기 엄마가 우리나라를 내팽개쳐서, 그 자리에 앉았다면 가짜 언론은 ‘첼시를 대통령으로’라고 외쳤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소식을 접한 첼시는 트윗을 통해 “대통령님 안녕하세요? 우리 아버지와 엄마는 절대 나한테 그런 걸 맡길 사람들이 아닙니다. (자리를 비웠을 때) 당신은 우리나라를 내팽개친 건가요? 아니었기를 바랍니다”라고 응수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8일 독일 함부르크 G20 정상회담에서 만난 모습. /사진=뉴시스.


블룸버그는 최근 보도에서 각국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배워가고 있는 것 중 하나는 ‘트럼프가 실제 하는 행동을 중시하고 트윗에 올리는 얘기는 무시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렇게 국내 정치 갈등 때문에 주의를 분산시키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대외문제에 얼마나 몰두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대응이 논의됐지만 양국간 차이만 확인했을 뿐이다.

두 정상은 그보다 러시아의 미국 대통령선거 개입 문제에 더 매달리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 러시아와의 유착의혹에 시달리는 원인이고,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경제제재 해제를 막고 있는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후원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립하는 구도로 보는 시각 역시 근본적으로 방향이 틀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진핑 주석은 이번 G20회담에서 북한을 중국의 혈맹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중국의 혈맹인 것은 두 나라 관계에서 당연한 것인데 이를 새삼 강조한 배경이 주목된다. 외교에서 기존 동맹을 강조하는 발언은 전통의 동맹관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한다.

시진핑 주석은 최근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그로부터 몇 시간 후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대단히 난처한 입장이 됐다.

중국과 함께 북한의 입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러시아는 북한 미사일에 대해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아닌 중거리 미사일”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따라서 또 다른 제재를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북한에 대해 가장 관대한 입장이다. 일부 전문가는 북한이 지금까지 미사일 개발을 해 오는 과정에서 러시아의 기술적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G20회담을 평가할 때, 중국과 러시아가 같은 입장으로 쉽게 분류되고 있지만, 지나치게 안이한 분석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의 흐름은, 그동안 북한에 대해 커다란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보였던 중국의 입지가 약화되고 그대신 러시아의 존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수면 아래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의 대립이 진행되는 듯한 모습도 엿보인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 등 서방의 제재를 받으면서 북한과의 우호관계를 확대해 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 후 가장 먼저 중국을 방문하고 2015년 시진핑 주석 초청으로 전승절 기념식에 참석하면서 한중 관계가 절정의 우호를 과시했을 때, 북한 내에서는 중국에 대해 “천년의 원수”라는 ‘고구려식’ 비난까지 나왔다.

최근 주변국들의 흐름에 대해 단순히 미국과 중국의 편 가르기로만 접근하는 건 지나치게 단순한 사고방식일 수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장 서서 시진핑 주석과 대결하기에는 트윗에 올릴 얘기들이 너무나 많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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