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국무장관, 맥매스터 보좌관과 백악관 참모들 사이 갈등 커져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정치현장에서 중요한 건 세력의 규모가 아니라 그때그때 흐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화당이 아무리 미국 의회 상원과 하원의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어도 현재 미국 정치는 이른바 ‘오바마케어’ 폐기에 따른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다.

당장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내년 치르게 될 선거를 의식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조정하고 있다. 이는 하원까지 통과한 오바마케어 폐기가 상원에서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 속출로 무산된 배경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런 집권당정의 균열분위기는 행정부와 백악관에서도 나타나는 조짐이다.

로이터 등 외신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 및 측근들과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국제정치에서 미국의 전통적인 역할을 중시하는 인사들과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백악관 간의 이견에서 갈등이 비롯되고 있다.

로이터가 인용한 틸러슨 장관의 친구에 따르면, 틸러슨 장관은 운이 좋아야 앞으로 1년 더 장관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틸러슨 장관이 독자적 결정권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국무부가 전통적으로 직무를 수행하던 것과 달라진 현실에 대해 매우 큰 불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국무부는 로이터의 이런 보도를 부인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8일 의회에 “이란이 핵 합의를 준수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로이터는 이에 대해 틸러슨 장관이 정책적으로 승리를 거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등으로부터 이 결정에 대한 격한 비판을 받고 틸러슨 장관은 격분했다고 익명의 소식통이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국가들과 카타르의 갈등도 백악관과 국무부의 갈등요인이다.

틸러슨 장관은 양측이 자제할 것을 촉구했지만, 한 시간 반도 지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를 비난했다.

H. R.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여줄 것을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무시했다.

주요 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야당과의 충돌보다 공화당의 분열에 먼저 시달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행정부와 백악관 내의 균열까지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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