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도 위기는 변동성 최저 때 발생...각국 중앙은행 긴축 행보 심상치 않아"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지금의 낮은 시장 변동성에 안주해 있기보다는 '다가오는 금융 변동성'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세계 최대 채권 운용기관인 핌코는 7일 내놓은 분석 자료에서 “일반적으로 시장이 폭발하기 전에 변동성이 가장 낮은 사례가 많았다”며 “리스크 노출도의 규모를 줄이는 것이 투자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자료를 요약해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오늘날 인플레이션은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낮게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나 영국과 같은 국가에서는 전에 비둘기파적이었던 중앙은행들이 지난 10년 가까이 추구해 왔던 통화완화정책을 다시 거두어 들이려고 안달이 나 있다.

즉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지난 10년 동안 실시한 예외적인 통화완화정책을 축소하기 위한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지만 채권시장은 그런 부정적인 ‘빨간 신호’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중앙은행들은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일 때라도 결국 물가가 상승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면 언제든지 통화완화정책을 거두어 들일 것이다. 중앙은행들은 과거의 자산 버블로부터 통화완화정책을 지나치게 오랫동안 유지하면 훨씬 더 깊은 문제를 낳을 수 있는 위험이 있고, 자연 금리와 잠재성장률 사이의 괴리가 심해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가격에 버블이 나타나는 시기, 예를 들면 2000년의 닷컴 버블과 2008년의 부동산 버블을 돌아봐도 통화완화정책의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이 당시와 다른 것일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산가격의 밸류에이션 상승을 가장 잘 정당화하는 것으로 저축의 대가인 자연 금리의 전 세계적인 하락을 꼽는다. 기업의 이익이 잠재 성장률(근원 성장률)의 함수로써 증가하지만, 조달비용이 훨씬 더 낮은 자연금리의 함수로 남아 있게 된다면, 주식의 밸류에이션은 구조적으로 봤을 때 과거보다 더 높아야 하며, 신용 스프레드는 대체로 더 낮아야 한다.

현재 이 같은 주장이 맞는 것처럼 보이지만 투자자들은 적어도 두 가지 이유로 이를 경계해야 한다. 먼저 잠재 성장률과 자연 금리 간의 차이가 자산 밸류레이션의 상승을 이끄는 한 이 둘 간의 차이가 소폭 변화할 경우 자산의 밸류에이션 변화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중앙은행들이 전통적인 통화정책 도구인 단기 금리를 단순히 조정하는 것이라면 이 부분은 덜 우려해도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경기 사이클에서 중앙은행들이 간접적인 통화정책 도구들, 즉 장기금리에 훨씬 더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이러한 간접적인 통화정책 도구들이 미치는 효과는 투자자들의 전망에 따라 형성이 되고, 이는 갑작스럽고 극단적인 변화를 보이기 쉽다.

예를 들어 2013년에 연준이 양적완화정책 프로그램 중 하나를 가동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시사하자 ‘긴축 발작(taper tantrum)’이 나타났고, 채권시장에서 자금이 대량으로 유출되며 국채 수익률은 크게 상승했었다.

두 번째로 밸류에이션 상승은 필연적으로 수익률 상승 또는 변동성 조정 수익률의 개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잠재 성장률과 자연 금리 간의 차이가 플러스라는 것이 자산 밸류에이션의 상승을 정당화한다고 하더라도, 잠재 성장률의 하락은 자산군들의 수익률 하락을 의미한다.

금리가 자연 금리 쪽으로 상승하면 금융 여건은 타이트해질 것이며, 위험자산의 밸류에이션은 하락하게 될 것이다. 중앙은행들은 이 같은 긴축통화정책이 점진적으로 실시되기를 원하지만,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의 짧은 역사는 자산 가격의 재평가가 갑작스럽게 충격을 몰고 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더욱이 변동성은 일반적으로 시장이 폭발하기 전에 낮은 경향을 보인다. 시장은 변동성이 낮을 때마다 폭발하지는 않지만, 시장이 폭발할 때 변동성은 항상 극도로 낮았다.

따라서 불균형이 극단적으로 변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산의 헤지다. 주식과 회사채의 밸류에이션이 저평가돼 있지 않지만 터무니없게 고평가돼 있지도 않은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즉, 현재 매우 낮은 변동성의 시기가 지속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결국 변동성이 정상적인 수준으로 상승하게 될 것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현재 투자자들에게 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리스크 노출도의 규모를 줄이는 것이 앞으로 신중한 투자의 방법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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