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스크 고조, 美 경제지표 혼조, 연준 위원 금리인상 반대에 달러 하락세로 전환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9일(미국시각) 뉴욕 외환시장도 미국-북한간 긴장 고조의 영향을 받긴 마찬가지였다. 외환시장에서도 안전통화를 대표하는 일본 엔화의 가치 절상이 두드러졌다. 반면 북한과의 전쟁 위험에 놓인 미국의 통화인 달러가치는 약보합세로 전환됐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93.54로 0.06% 하락했다. 이번 주 들어 첫 약세 전환이다. 전날 까지는 미국의 주요 고용지표 호전 속에 달러가치가 상승세를 이어왔었다.

게다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트위터를 통해 북한에 대한 경고 수위를 높인 것도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핵무기는 강력하다”면서 “북한은 미국의 핵공격을 자초하지 말라”는 취지의 경고를 내렸다. 미국-북한간 최악의 긴장관계가 조성된 하루였다.

이에 미국 자산시장에서는 안전자산인 금과 안전 통화인 엔화에 돈이 몰렸다. 반면 미국도 전쟁 위험에 휘말리면서 미국의 달러가치는 약세로 전환됐다.

게다가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가 혼조적인 모습을 보인 것도 달러가치 약세 요인이었다.

지난 2분기(2017년 4~6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노동 생산성은 월가 예상을 웃돌았지만, 부진한 추세에서는 벗어나지는 못했다. 미 노동부는 2분기 비농업 생산성 예비치가 연율 0.9%(계절 조정치)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6%였다. 또한 2분기 생산은 전분기 대비 3.4% 상승했으며, 미국인의 근무시간도 2.5% 늘었다.

생산성은 2016년에 1982년 이후 처음으로 0.1% 하락한 것으로 하향 수정됐다. 이는 미 경제의 잠재 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생산성 하락을 미 경제가 직면한 큰 걸림돌로 지적한 바 있다.

반면 지난 6월 미국 도매 재고는 자동차 재고 덕분에 시장 예상치를 소폭 웃돌면서, 6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세를 나타냈다.

미 상무부는 6월 도매 재고가 전월 대비 0.7%(계절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는 0.6% 증가였는데 이를 웃돌았다.

이날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들은 기준금리 인상에 보수적인 견해를 보였는데 이 또한 달러 약세 요인이었다.

특히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이 금리 인상과 관련해 신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에번스 총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진단하며 “9월에는 금리를 동결하고 대신 4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대차대조표 줄이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에번스 총재는 “연준은 금리 인상을 12월까지 기다려야 한다”면서 “12월이 되면 경제가 물가 목표치 2%를 향해 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더 많은 지표가 발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너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은 위험을 키운다”고 경고했다. 불러드 총재는 금리와 관련해 “좋은 상태에 와 있는 것 같다”며 “정책 금리가 크게 움직이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달러 대비 엔화가치 절상이 두드러졌다. 미국-북한간 충돌 위험이 커지자 돈이 안전자산인 엔화쪽으로 몰린 탓이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110.00엔을 나타냈다. 이는 전날 뉴욕시장서 형성됐던 110.35엔 보다 하락한 것이다. 엔-달러 환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절상됐다는 의미다.

달러 대비 영국의 파운드도 절상됐다. 이날 달러 대비 파운드가치는 1.3007달러로 전날의 1.2990 달러보다 상승했다.

반면 이날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는 1.1760달러로 전날의 1.1755달러보다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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