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언론, '러시아'와 '우울한 트럼프' 일제히 사라져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미국 주요언론에서 러시아가 일제히 사라졌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아들의 우울한 사진과 함께 헤드라인을 장식한 것은 러시아 관련 뉴스였다.

그게 모두 사라진 현재, 그 자리는 북한 관련 뉴스가 채우고 있다. 전쟁이 발발하면 어떤 상황이 오는 지를 예상한 기사도 등장했다.

블룸버그는 10일 한국에서 전쟁이 발생하면,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고 우려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최대 액정화면 생산국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40%를 만들어낸다. 세계 2위 반도체 생산국으로 17%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다. 자동차 생산량이 가장 많은 국가들 가운데 하나이며 세계 3대 조선사를 갖고 있다.

한국 경제가 전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경우, 세계는 이들 생산품의 부족에 시달려 경제가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얘기다.

또한 중국에 접근하는 화물선도 위험한 경로를 피해 우회하게 되는 것도 세계 경제에 타격이다.

이와 함께 미국이 전쟁을 수행하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처럼 한국 경제 복구에 지출을 늘릴 경우 미국의 국가부채가 30% 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추정했다.

온통 이런 뉴스가 가득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넣었던 러시아 기사는 단 한 줄도 찾기 힘들어졌다.

한국에서는 일부 야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연일 비판을 늘어놓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바마 케어 폐기를 좌초시키고 탄핵까지 할 기세였던 야당이 여당과의 전선에서는 한발 물러나 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어떻든 현재 상황에서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통치력이 급격히 높아졌다. 미국 내 정치로만 본다면,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입장에서 결과적으로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같은 모양새다.

반면, 한국의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북한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정치력을 크게 상실하는 악연을 갖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집권 초 미국 소고기 반대 촛불시위로 크게 궁지에 몰렸을 때 금강산을 관광하던 한국인이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이 사건은 이 전 대통령에 집중된 비난을 상당부분 대북 경각심으로 돌려놓았다. 2011년에는 손학규 당시 민주당 대표가 이명박 정권의 ‘대포폰 파동’에 항의해 서울시청 앞 농성에 들어갔지만,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하는 바람에 농성을 급히 철회했다.

이런 사례들을 놓고 보면, 진보적 성향으로 평가되는 민주당의 정치적 약진에 대해 북한은 전혀 관심이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반면, 미국의 정권은 북한과의 갈등이 벌어질 때마다 통치력이 단단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이 진짜로 괌을 타격할 경우, 일본이 1941년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한 것과 같은 반응이 나올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그걸 알고도 남을 북한이 실제 타격에 나설 것인지, 아니면 자신들과의 갈등을 통해 급격히 통치력을 회복한 트럼프 대통령과 그토록 소원하던 ‘일괄타결’을 이룩해 낼 것인지, 그도 아니면 정치적으로 부활한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행동으로 인해 더욱 갈등이 격렬해 질 것인지, 한국으로서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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