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타임스 "BoA메릴린치 서베이 결과 향후 증시 전망 비관적"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15일(미국시각) 뉴욕증시에서는 이상 기류가 발생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가 일제히 호전됐는데도 미국증시는 기뻐하지 않았다. 보합 수준에서 3대 지수가 혼조세를 보였을 뿐이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미국증시는 전날까지 지난 이틀간 동반 급등했었다. 미국-북한 간 충돌 위험이 완화된 것이 호재로 작용했었다. 그리고 이같은 호재는 이날에도 지속됐다. 북한의 김정은은 “미국의 행동을 지켜보겠다”며 한발 물러섰고,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북한과의 대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미국증시는 달라졌다. 다우지수만 0.02% 올랐을 뿐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0.05%, 0.11% 각각 하락했다. 미국증시가 방향성을 상실한 채 갈팡질팡한 하루였다.

게다가 이날 발표된 미국 7월 소매판매, 7월 수입물가, 뉴욕 제조업 지수인 8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 미국 8월 주택시장 지수 등이 모두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는데도 미국증시는 흐물됐다.

왜 이런 흐름을 보인 것일까.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이런 흐름에 대해 “홈디포 등 소매업체들이 지난 분기 실적은 양호하게 올렸으나 향후 실적 전망이 불투명해진 것이 이날 주가를 압박했다”고 설명했으나 시원한 답변은 못되었다.

그보다는 시장 일각에선 그간 미국 등 글로벌 증시가 너무 오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국의 BoA메릴린치(BAML) 서베이 결과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서베이 결과 “투자자들은 점차 증시에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증시 호시절이 끝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증시내에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BoA메릴린치가 펀드 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베이에 따르면 전세계 주식 투자자들은 점차 증시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음이 확인됐다. 서베이에 참여한 매니저들 가운데 3분의 1 이하만이 내년에 기업들의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약 200명의 펀드 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베이 결과 이들 중 약 33%는 향후 12개월 동안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1월 대비 25%포인트 낮은 수치다. 아울러 2015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반면 “현재 증시는 고평가 됐다”고 응답한 매니저들은 8월 기준 사상 최대인 46%를 기록했다. 한편 2018년 기업들의 마진이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투자자들은 반대 의견 차감 후 2%였다.

이같은 투자심리 위축은 임금 상승이 일부 대기업들에 미치는 충격을 반영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확신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법인세 인하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BoA 메릴린치 측은 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 같은 서베이 결과는 펀드 매니저들이 그들의 포트폴리오 내 현금 비중을 점차 높여나가고 있는 가운데서 나타난 것이고 이는 주식 투자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BoA메릴린치는 “현금 비중은 여전히 다수의 포트폴리오에서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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