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분석 "저금리 기조로 수익률 민감해져"...실물자산 비중도 증가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나이가 들수록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인구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자산 투자 비중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가 정착되면서 가계가 상대적으로 수익률에 민감해지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안정연구팀 윤경수 차장 등은 17일 ‘인구 고령화가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노후 자산의 운용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가계는 주식투자나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등 수익성을 중시하는 자산의 비중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미국 및 유로지역 등 선진국에서는 고령층의 고수익 추구를 위한 금융자산 투자가 활발한 상황이다.

일본의 경우 장기간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가계가 수익률에 점점 더 수익률에 민감해지는 추세다. 특히 가구주가 60세이상인 가계가 자산 중 위험자산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금융기관들도 고객들의 자산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짜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갈수록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는 진단이다. 다만, 투자형태는 보수적이어서 주가수익비율(PER)은 고령화 지표와 음(-)의 관계가뚜렷해 주가가 과도하게 상승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국내 가계의 실물자산 편중현상은 심화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 가계는 미국, 유로지역, 일본 등 주요국과 달리 연령대가 높을수록 총자산 중 실물자산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고령층 비중 증가가 실물자산 편중도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연금과 보험의 비중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나라의 고령층은 노후 준비가 미흡해 금융자산 중 보험 및 연금의 비중이 주요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중년세대의 경우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연금 및 보험의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실제로 우리나라 가계의 금융자산 중 보험 및 연금의 비중은 2008년 24.3%에서 2016년 31.8%로 꾸준히 증가했다.

그런가 하면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2020년대 중반까지 가계부채도 다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일본의 사례로 미뤄볼 때 부채 증가 속도는 자산에 비해 낮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또한 가계소득 대비 순자산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가계부채 증가가 상환능력 악화로 연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