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정치불안,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환율에 반대 영향

▲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최근 원화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 용어는 ‘정치 불안’과 ‘지정학적 리스크’다. 둘 다 불안정과 관련된 정치 용어란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정반대다.

차이는, 정치 불안은 미국에 관한 것이고 지정학적 리스크는 한국과 북한에 관한 것이다.

미국에서 정치가 불안해지면 미국달러가 약세를 보인다. 이에 따라 원화환율도 하락하고 엔화환율도 하락한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면, 아시아 지역 최대 안전통화인 엔화가치가 절상된다. 엔화환율은 하락하는 반면, 원화환율은 상승한다.

북한이 미국령인 괌에 대한 공격을 언급했을 때는 원화환율이 상승하고 엔화환율은 하락했다.

그러나 북한의 입장이 한결 누그러지자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가라앉았다. 이 때는 미국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폭력 시위로 사망자가 발생한 직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명백한 시비를 가리지 않고 양쪽을 모두 비판하는 자세를 취하자, 미국 내 갈등이 더욱 격화됐다.

미국 정치가 불안정해지자 외환시장은 달러 약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북한이 핵무장을 추진하면서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은 미국으로부터의 안전보장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과의 수교, 핵보유국 지위 획득이 북한의 구체적 목표로 풀이된다.

이 목적을 달성하려면, 미국 대통령이 그런 결단을 내릴만한 통치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만약 대통령의 인기가 없다면, 미국과 북한이 합의에 도달해도 미국 의회의 반대를 초래하거나, 대통령이 바뀐 후 바로 합의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1157.4 원까지 상승했던 원화환율은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1133.8 원에 마감됐다. 전날보다 5.2원(0.46%) 하락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엔화환율은 오후 3시34분(한국시간) 현재 109.30 엔으로 전날 뉴욕시장 마감 때보다 0.29% 상승했다. 전날 108.98 엔까지 하락했다가 국제적 불안요인은 다소 완화됐다는 인식으로 반등했다.

유로가치는 1유로당 1.1810 달러로 0.04% 하락했고 파운드가치는 1.2888 달러로 0.09% 내려갔다.

이날의 외환시장은 아시아와 유럽의 안전통화는 약세를 보이고, 원화와 대만달러, 필리핀페소, 인도 루피 등 아시아지역의 신흥시장 통화는 절상됐다. 외환시장으로 보면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된 날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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