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셧다운, 나프타 폐지 불사 발언에 달러 타격...드라기는 유로 강세 자극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23일(미국시각) 뉴욕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가치가 전날의 반짝 상승세를 뒤로 하고 다시 하락했다. 트럼프의 과격발언 때문이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의 발언도 ‘유로 절상 vs 달러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전날 상승했던 엔-달러 환율은 다시 108엔 선으로 밀려났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93.16으로 0.36% 하락했다. 전날엔 달러인덱스가 3거래일 만에 0.4% 이상 상승했었는데 이날 다시 떨어졌다. 트럼프의 입방아 때문이다.

미국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이뤄진 한  연설에서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를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해서라면 정부의 셧다운(잠정폐쇄)까지 감수할 것”이라며 “게다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까지도 폐지할 수 있다”는 발언을 쏟아 냈다. 그러자 미국의 정치불안은 다시 심화됐고 미국증시와 미국 달러가치가 동반 하락했다.

그 뿐 아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쪽 중앙은행 인사들의 발언도 이날 ‘달러 약세 vs 유로 강세’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독일 린다우에서 17명의 노벨 평화상 수상자와 350명의 젊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중앙은행의 인식 전환 필요성”을 강조하자 달러 대비 유로화의 가치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드라기는 특히 “지난 10년 동안의 통화정책과 입법, 감독정책은 세계의 회복력을 증진시켰지만 우리는 새로운 도전에 대응해야 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는 다가올 통화긴축에도 대응해야 한다는 뜻으로도 해석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날 옌스 바이트만 독일 중앙은행 총재 역시 로이터를 통해 “유로존에서 더 이상의 양적완화는 필요없다”고 밝힌 것도 유로 강세를 거들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 강세는 곧바로 달러 약세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유로는 달러인덱스를 결정하는 주요 6대 통화 중 가장 큰 비중(약 60%)을 차지한다. 따라서 유로는 사실상의 달러 상대 통화다. 유로와 달러의 가치가 정반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에도 그랬다.

이날 미국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는 1.1810달러로 다시 1.18달러 선 위로 올라섰다. 이는 전날의 1.1763달러 보다 상당 폭 절상된 것이다.

또한 이날 엔-달러 환율은 108.98엔으로 다시 2거래일 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날엔 109.57엔까지 반등했다가 이날 다시 108엔선 후반으로 후퇴했다. 엔-달러 환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절상됐음을 의미한다.

다만 이날 미국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절하됐다. 1.2802달러로 전날의 1.2823달러 보다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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