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금 미국 -신흥국 이탈후 유럽으로 대이동해 눈길

 미국이 양적완화(QE)를 축소하더라도 극단적인 아시아발 위기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중국 경기가 안정 국면에 접어들어 미국발 위기를 상쇄시킬 것으로 보이는데다 아시아 국가들의 체력 또한 강해졌기 때문이다.
 
4일 글로벌 투자기관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 신흥국들이 미국 양적완화 축소 위험과 관련해 일단 한고비를 넘긴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중국 국가통계국은 물론 HSBC가 집계한 8월 중국 제조업 PMI(구매자관리지수) 조차 모두 50을 넘는 등 제조업 경기가 확장국면에 접어들면서 중국이 신흥국 위기를 완화해줄 해결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관련, 일본 노무라증권은 “신흥국들이 일단 가장 힘든 고비는 넘긴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 회사의 스티브 애쉴리 글로벌 마켓 헤드는 “이제 시장에 심각한 타격을 줄 정도의 신흥국 위기 국면은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아시아 신흥국 위험자산에 대한 장기적 관점을 긍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JP모건 자산운용도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지난 1997년 말에 비해 경제력이 강해진데다 낮은 인플레, 늘어난 외환 보유액, 낮아진 달러 단기차입 의존도, 건전한 재정수지 등의 측면에서 체력이 크게 보강된 게 사실”이라면서 “아시아 신흥국의 장기 성장 추세를 여전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JP모건 운용은 그러나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 등 중대조치를 취할 때 아시아 지역에 있는 외국 자금이 시세차익을 올린 뒤 급속히 이탈할 가능성은 있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양적완화 축소와 관련해 아시아지역에서 위험요인은 상존해 있으나 대규모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JP모건 자산운용의 진단인 셈이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들의 경기는 빠르게 호전되고 있으나 경상수지 적자가 심한 신흥국들의 시장 상황이 불안한 것은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흥국에서 금융위기 같은 커다란 사태는 일어나지 않더라도 이들의 불안이 세계 경제를 움츠러들게 할 것이라는 것이 OECD의 지적이다.
 
아울러 미국 최대 투자기관인 블랙록이 3일(미국시각) 8월 이후 글로벌 자금이 미국과 신흥국을 이탈해 유럽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밝힌 점도 신흥국에겐 언짢은 뉴스로 부각되고 있다. 블랙록에 따르면 지난달 ETF(상장지수 펀드)에서 150억달러의 돈이 유출됐는데 이중 미국에선 50억달러가 순유출되고 유럽엔 90억달러가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신흥국에서의 자금 이탈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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