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시장서 폭등했던 유로가치, 뉴욕선 급반락...트럼프의 말폭탄에도 시큰둥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29일(미국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의외의 흐름이 연출됐다. 북한의 미사일 추가 발사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격앙된 반응에도 엔-달러 환율은 의외로 상승했다. 게다가 미국 달러도 반등했다. 유럽시장서 폭등했던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도 뉴욕에선 급반락했다. 미국 금융시장이 열리는 동안 북한 미사일 리스크가 완화된 것이 이같은 흐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92.29로 전일 대비 0.11% 반등했다. 의외다. 그간엔 북한이 미사일 도발 수위를 높일 때 마다 미국 달러가치가 추락하곤 했는데 이날엔 반등했다. 유럽금융시장이 열릴때까지만 해도 전세계 금융시장이 북한의 추가 미사일 도발에 휘청댔는데 이날 미국 금융시장에선 달랐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일본 영토를 넘는 미사일 위협을 가하자 “북한과 관련한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며 군사적 옵션을 배제하지 않았지만 미국 투자자들은 더 이상 트럼프의 말을 신뢰하지 않았다. 그간 트럼프가 너무 거친말을 쏟아냈지만 그의 말에 신빙성이 상실했고 이번에도 그랬다.

거기에다 노무라증권이 홍콩 리포트에서 “북한과 관련한 미국의 군사적 옵션이 가능하지 않다”고 분석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상황이 이쯤 되자 이날 미국 금융시장에선 “북한 미사일 위협보다 태풍 하비가 더 무서웠다”는 반응까지 쏟아졌다. 그리고 이런 가운데 미국 달러는 북한 미사일 위협과 트럼프의 거친 대응에도 아랑곳 않고 오히려 반등했다. 미국 달러가치가 최근 잭슨홀 심포지엄 여파로 폭락했던 것도 이날 달러가치 기술적 반등이 이뤄질 수 있게 했다.

뉴욕외환시장에서 덤덤한 반응을 보이긴 일본 엔화가치 흐름도 마찬가지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109.71엔(한국시각 30일 새벽 5시41분 기준)으로 전날 비슷한 시각의 109.24엔 보다 오히려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이 올랐다는 건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절하됐다는 의미다. 통상 북한이 미사일 위협을 가하면 글로벌 대표 안전 통화인 엔화의 가치가 절상되곤 했는데 이번엔 달랐다.

또한 유럽 금융시장에서 1.2017달러선까지 치솟았던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는 뉴욕 외환시장에선 다시 진정됐다. 한국시각 30일 새벽 05시41분 현재 1.1965달러로 다시 내려 앉았다. 전날엔 1.1981달러를 나타냈었다.

이날 뉴욕시장에선 북한 미사일 후폭풍에도 의외로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오르고 미국 달러가치가 반등했다. 반면 유럽시장에서 폭등했던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는 뉴욕시장에선 다시 급락하고 일본 엔화가치도 전날보다 하락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제 미국은 북한 미사일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 것인가. 학습효과일 수 있어 주목된다. 트럼프의 말이 앞서는 행동도 시장이 그를 불신하는 양상을 표출시킨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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