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공장 화재로 미국 반도체주 급등, 한국 시장도 주목

 4일(미국시각) 미국증시가 힘찬 상승세를 연출했으나 한국에겐 슬픈 날이었다. 한국의 악재(불행)를 딛고 주가가 상승한 측면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중국 공장 화재가 미국의 반도체 주가를 끌어올렸고 미국 자동차 8월 판매 호조로 월가가 환호했으나 한국의 현대-기아차는 미국과 일본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판매실적을 기록, 소문난 잔치에 끼어들지 못하는 상황을 연출한 까닭이다.
 
이날 다우지수는 1만4930으로 96.91포인트나 급등했고 나스닥지수는 3649.04로 36.49포인트, S&P500은 1653.08로 13.31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또 유럽에선 영국과 독일 프랑스 주가지수가 모두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날 미국 경제지표는 악재와 호재가 겹쳤다. 특히 7월 무역수지 적자는 391억달러로 악화되고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날 발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경제진단서인 8월 베이지북에서는 “현재 미국경제는 완만하고도 점진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게다가 유로존의 8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복합 PMI(구매자관리지수)가 51.5로 확장세를 더한 것도 미국 유럽증시 상승에 힘을 보탰다. 
 
그 뿐 아니다. 미국의 8월 자동차 판매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15%이상 늘어나면서 베이지북 내용을 견실하게 한 것은 물론 이날 증시에도 큰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현대 기아차의 판매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그쳐 부진한 양상을 나타냈다. 
 
여기에 중국의 SK하이닉스 공장 화재 소식도 이날 미국 증시에 날개를 달아줬다. 이 공장 화재로 1개월 이상 D램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D램가격 상승 전망과 함께 마이크로 테크놀로지의 주가가 14.75달러로 5.3%나 급등하는 등 미국 반도체 주가를 일제히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한편 이날 베이지북만 놓고 보면 오는 17~18일 열릴 FOMC(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통화정책 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 결정이 내려질 게 더욱 분명해졌다. 그럼에도 이날 시장은 양적완화 축소 두려움에서 상당수준 자유로워진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간 단련도 많이 된데다 자동차 등 기업실적이 워낙 좋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한 시장에서 시리아 사태 불안감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상당수준 누그러든 느낌이다. 아무래도 제한적인 미국의 개입에 무게를 두는 듯한 양상이다.
 
시리아사태에 대한 분위기 진정은 당장 국제유가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연결됐다. 미국인들이 주로 수입하는 서부텍사스산(WTI)은 배럴당 107.23달러로 1.21%하락했고 유럽에서 많이 수입하는 브렌트산도 114.85로 0.72% 떨어졌다. 아울러 시리아사태 초반 급등했던 금값도 온스당 1390달러로 1.5% 하락하며 8월22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외국인이 바라보는 한국시장에 대한 시각도 아직은 괜찮은 것으로 나타났다. MSCI한국지수가 무려 59.05로 2.20%나 급등해 눈길을 끌었다. 이 지수 56이 한국 코스피 1900선임을 감안하면 한국 증시는 1900선 위에서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외국인들은 진단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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