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의 양적완화 축소 논의 연기 전망이 미 고용부진보다 더 큰 관심 끌어

▲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9월 첫날, 뉴욕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가치 흐름이 의외였다. 미국의 8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부진했는데도 달러가치가 절상된 것이다. 이는 유럽 쪽의 '양적완화 축소 논의 연기' 이슈가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을 밑돌았지만 최악은 아니라는 인식도 달러가치 상승을 거든 것으로 보인다.

뉴욕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92.83으로 0.3% 상승했다. 전날엔 미국의 7월 소비지표 부진으로 달러인덱스가 0.20% 하락했었는데 이날 반등했다.

이날 미국 쪽 경제지표만 보면 달러가 오른 것은 의외다. 미국 연준이 아주 중시하는 8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왔는데도 미국 달러가치가 오른 것이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8월 비농업부문 신규취업자 수가 15만6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뉴욕 월가 예상치 18만명을 크게 밑도는 것이다. 8월 실업률도 4.4%로 전월의 4.3% 보다 높아졌다.

이같은 고용지표 발표 직후 달러가치는 약세를 보이는 듯 했다. 그러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반등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우선 시장 일각에선 비록 미국의 8월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보다는 부진하게 나왔지만 따지고 보면 그렇게 나쁜 수치도 아니라는 반응도 나왔다.

특히 씨티그룹 글로벌 마켓의 앤드루 홀렌호스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8월의 미국 고용지표는 인플레이션 상승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다소 실망스럽게 나왔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기대에 크게 벗어난 것도 아니다”고 진단했다. 그는 따라서 “월가와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앞으로의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지표와 트럼프 행정부의 부양책 등을 집중하며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 뿐 아니다. 이날 미국의 고용지표에 대적하는 유럽 쪽의 이슈가 불거지면서 달러 대비 유로화의 가치가 고개를 숙인 것도 미국 달러 강세 요인으로 여겨졌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 축소 논의(테이퍼링 논의) 시기를 연말로 연기할 것”이라고 보도했고 이것은 미국의 상대 통화인 유로화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는 역으로 말하면 달러 강세 요인이다. 잘 알려진대로 유로는 달러인덱스를 결정하는 6대 통화 중 가장 큰 비중(약 60%)을 차지한다. 따라서 유로와 달러의 가치는 정 반대로 흐를때가 많다. 이날에도 그랬다. 특히 최근 유럽중앙은행 관계자들이 “유로화가치가 너무 높아 걱정”이라고 우려하던 차에 이같은 블룸버그의 보도가 나오자 ‘달러 강세 vs 유로 약세’ 흐름이 유발됐다.

이날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는 1.1865 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이는 전날의 1.1903달러 보다 상당 폭 절하된 것이다.

또한 달러 대비 엔화가치도 하락하기 마찬가지였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110.25엔 선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이는 전날의 109.95엔보다 높아진 것이다. 엔-달러 환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절하됐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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