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투자기관, 애플 신제품 혹평...삼성도 고민하긴 마찬가지

 난감한 애플, 그리고 팀 쿡 애플 CEO

 
“스티브 잡스의 영혼이 이미 애플을 떠났다” 11일(미국시각) USA투데이가 애플과 팀 쿡을 향해 던진 치욕스런 한마디다. 
 
바로 하루 전 아이폰 5S(고가폰)와 아이폰 5C(저가폰)라는 새로운 신제품을 출시하며 기세등등 했던 애플은 채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뉴욕시장에서 뭇매를 맞았다. 가격 등에서 문제가 많다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중국과 일본 등 9개국에서 오는 20일부터 야심찬 파격세일에 들어가려던 애플에 미국 시장이 먼저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월가 일부 전문가는 “이 정도 갖고 삼성전자와 경쟁할 수 있겠느냐”고 혹평해 향후 애플과 삼성간 경쟁구도가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도 이목을 집중시킬 전망이다. 
 
월가에 따르면 이날 각 언론이 애플을 폄하했고 주요 대형 투자기관들이 애플의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반적인 미국시장 랠리 속에 애플이 찬물을 끼얹었다”고 보도했고 UBS는 애플의 목표주가를 당장 560달러에서 520달러로 내려버렸다. BOA와 크레딧 스위스(CS)도 애플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하향’으로 변경했다. 특히 UBS는 지난 8월21일 애플의 목표가를 올렸다가 이번에 한 달도 안돼 다시 내려 눈길을 끌었다.
 
이에따라 이날 애플의 주가는 461.71달러로 5.4%나 급락했다. 지난주 내내 신제품 기대감을 내세우며 주가를 11%나 끌어올렸던 기관들이 이날엔 애플의 주가를 순식간에 곤두박질 치게 한 것이다.
 
특히 아이폰 5C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이 컸다. 문제는 저가폰의 매력을 상실했다는 점이다. 출시가격은 99달러인데 중국 시장에서의 실제 출고가격이 문제라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시장은 약정제가 발달되어있지 않다. 완납제를 선호하는 시장이다. 그러다 보니 아이폰 5S와 아이폰 5C의 판매를 맡은 차이나모바일이 출고가를 낮추기가 애매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시장에서 실제 출고가는 무려 550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CNBC는 아이폰 5C의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이폰 5C의 가격이 충분히 저렴한가라며 의문을 표시했다. 
 
아이폰 5C를 괴롭히는 이유는 이뿐 아니다. 아이폰 5C와 기존 아이폰 5의 스펙차이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아이폰 5C의 출시가를 크게 내리면 부품업체들이 불평할 수 밖에 없다. 거의 비슷한 제품을 저가폰으로 출시하면 결국 부품업체들도 지나친 단가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크레딧 스위스(CS)의 쿨빈더 가르차 이사는 “아이폰 5C의 중국시장 내 실제 출고가는 549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삼성과의 경쟁을 고려할 때 이 가격으론 경쟁력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프리미엄 폰인 아이폰 5S의 경우도 성장성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가르차의 말대로 애플 신제품에 대한 혹평은 일단 삼성전자 등 한국 경쟁업체들에겐 호재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삼성 등 국내 업체들의 고민도 있다. 애플이 아이폰 5S에 지문인식 기능을 부착해 결제 기능을 강화하는 등 여러 조치에 나섰는데 삼성이 지문인식을 어떻게 탑재할지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애플의 경우 지문인식 솔루션 업체를 인수한 뒤 이 기능을 탑재한 상황에서 자칫 삼성이 지문인식 기능을 비슷하게 채용할 경우 또다시 특허논란에 빠질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애플 신제품이 실패할 경우 팀 쿡 애플 CEO는 또다시 궁지에 물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상반기중 언론과 주주들로부터 이미 “(실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회사를 떠나라”는 지적을 받아놓은 상황이어서 이번에도 실패하면 그야말로 그의 입지는 또다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어떤 전략으로 아이폰 5C의 가격문제를 타개해 가며 신제품 출시를 위기타개의 발판으로 만들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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