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호재+버라이즌 회사채 성공이 채권거래 활성화 촉진

 중국의 힘이 무섭다. 각종 주식시장 악재를 진정시키더니 양적완화(QE) 축소 결정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신흥국 채권시장 상황까지 호전시키고 있다.  

 
게다가 세계 최대 통신사인 버라이즌이 보다폰 인수를 위해 사상 최대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양적완화 축소 이슈로 꺼져가던 채권 시장에 다시 활기가 감돌고 있다.
 
11일(미국시각) 글로벌 채권시장에 따르면 이날 채권시장에선 버라이즌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무려 490억달러에 이르는 사상 최대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성공한 것이다. 10년만기짜리 수익률(금리)은 미 국채금리보다 2.25%포인트 높은 연 5.19%로 정해졌다. 그리고 이는 중국발 호재로 활기를 되찾아가던 글로벌 채권시장에 ‘단비’역할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버라이즌의 이같은 대규모 회사채 발행 성공은 최근 신흥국 채권시장이 점차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 버라이즌 성공은 글로벌 채권시장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다음주중 양적완화 축소 결정을 내릴 경우 가장 먼저 채권시장이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재의 상황은 그다지 다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적어도 최근의 상황만 놓고 보면 이머징 마켓의 채권시장이 의외로 안정적인 국면을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양적완화 축소가 가시화하면서 금리가 상당히 오른 것은 사실이나 채권발행이 원활해지고 있을뿐더러 거래자체가 활발히 이뤄지는 점은 다행스런 움직임으로 간주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 국채거래까지 호조를 보여 안정감을 더해주고 있다. 10일(미국시각) 국채 입찰에서 3년만기 국채 응찰률이 3.29배에 달했을 정도로 미국에서도 채권거래가 서서히 회복되는 양상이다. 
 
이에앞서 지난 9일 하루에만 이머징 마켓에서 무려 96억달러 규모의 채권발행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이는 버냉키 Fed의장이 양적완화 연내 축소 입장을 밝히기 이전인 지난 5월13일 이후 최대 발행액이다. 이와관련, 채권전문가들은 중국발 호재가 신흥국 채권시장 상황까지 호전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남유럽 위기국중 하나인 스페인의 국채 금리가 10일(현지시각) 연4.51%로 이탈리아(연 4.53%)보다도 낮게 형성된 점 역시 고무적인 일이다. 특히 스페인은 이 여세를 몰아 50년물 국채 발행까지 추진하고 있을 정도다.
 
10일(현지시각) 글로벌 최대 통신사인 버라이즌이 회사채 발행 로드쇼를 벌일 때 내로라 하는 헤지펀드와 보험사, 연기금이 몰려든 점도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로드쇼를 벌이는 와중에 무려 700억달러가 몰려든 것이다. 물론 버라이즌은 국채 못지 않은 회사 공신력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이런 굴지의 기업이 10년만기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미국 10년만기 국채금리(연 2.9%대)에 225bp(2.25%)를 추가한 금리조건을 부여 했지만 이렇게 많은 돈이 몰려 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최근 수익률도 높고 안정성도 보장되는 투자대상이 드문 상황에서 헤지펀드와 보험, 연기금이 버라이즌 회사채 투자를 크게 선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이는 490억달러 회사채 발행에 성공을 가져다주는 요인이 되었다.
 
한국채권시장도 안정적 움직임을 보이긴 마찬가지다. 3년만기 회사채는 연 3.3%대를 맴돌고 있고 10년만기 한국 국채도 연 3.5%대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최근의 미국 10년만기 수익률(금리) 연 2.9%대와 거의 근접하는 금리 수준이다.
 
하나대투증권의 이진혁 전무는 “한국 채권시장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금리가 오르락 내리락 하며 방향성을 종잡기 힘든 게 사실이나 장기적으로 볼 때 채권금리는 어느정도 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즉 현재 3.5%대에 있는 10년만기 한국 국채의 경우 중기적으로 3.8%수준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는 게 이 전무의 판단이다. 어차피 미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하면 크든 작든 채권금리는 오르게 돼 있는 만큼 다소의 금리상승가능성은 상존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내년엔 한국의 GDP(국내 총생산) 성장률이 4%대로 개선될 것으로 여겨지는 점도 채권금리 상승 가능성을 더해줄 것이라고 이 전무는 덧붙였다. 특히 최근들어 국내 싱글A기업들이 양적완화 축소 불안을 의식해 회사채 발행을 자제한 것도 채권거래를 줄게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이 전무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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