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 생태계 잘 알고, 4차 산업에 기여할 인사 발탁해야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문재인 정부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찾지 못하면서 1기 내각 구성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아쉬움이 크다. 더욱이 지난 15일 자진 사퇴를 했지만 박성진 후보를 내세운 것이 적절했는지 많은 논란을 낳은 바 있다.

중소벤처 정책을 청에서 부로 승격해 무게를 실어줄 취지였다면 그에 맞게 처음부터 좀 더 무게감 있는 인사를 천거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각종 산업 정책에서 산업통상자원부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정도의 인사를 발탁해 퍼즐을 맞췄어야 한다는 소리다.

사실 문재인 정부에서 중소벤처기업부가 맡아야 할 역할은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고 할 수 있다. 정부가 대기업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활성화해 일자리를 늘리고 성장률을 높이겠다는 정책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금은 중소벤처 생태계를 확 바꿔 4차 산업혁명에도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보살피고 지원하는 정도에 머물러선 안된다. 이들에게 기울어지지 않은 운동장을 만들고 약자의 편에서 도와주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한 때다.

지난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에서 어려운 경제를 창의적인 중소벤처기업 정책을 통해 다시 일으켜 세웠듯이 선도적인 중소벤처 정책을 통해 다시 '뭔가 해보자'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막 시작된 4차 산업혁명을 현장에서 앞장서 접목하는 일도 해야 하고 기존의 중소벤처의 틀을 벗어나 새롭게 창업하는 청년 스타트업 분위기를 달굴 필요도 있다.

▲ 진대제 사장 /사진=뉴시스

2003~2006년 참여정부에서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냈던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사장(65)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대로 가면 한국에 4차 산업혁명은 위기로 다가온다. 한국이 가장 잘하는 제조업에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접목해 부활시키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에서 일기 시작한 벤처 붐을 노무현 정부에서 정보통신 정책에 잘 접목해 우리나라가 IT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그렇지만 현재 우리 경제가 4차 산업혁명이라는 변환기를 맞는 데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 막연하게 잘하지 못하던 곳에서 4차 산업혁명의 헤게모니를 잡기보다는 잘하는 곳에서 찾아보자고 설명한다.

우리 경제는 현재 중소벤처, 소상공인의 위기이기도 하지만 제조업의 위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많은 중소벤처 기업들이 이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갈수록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하소연 하기도 한다.

당시 진대제 장관은 삼성전자 사장을 지내다 정보통신부 수장으로 오는 게 쉽지는 않았겠지만 노무현 정부의 진대제 발탁은 산업 정책에서 성공을 구가하는 데 '신의 한수' 역할을 했다고 믿는다. 그는 지난번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낙선한 이후 투자 전문회사인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중소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스타트업 발굴에 전념하면서 많은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다시 진대제 후보를 발탁해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라는 중책을 맡기는 것은 어떤지 생각해본다. 물론 본인의 사정이 있을 수 있고 장관으로 가지 못할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가능하다면 발탁해서 쓰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른 후보를 검토한다면 좀 더 무게감 있는 장관을 발탁할 필요가 있다. 업계에 따르면 장관 후보로 기업인에서 정치인으로 전향한 사람이나 중견 정치인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는데, 이런 인사를 천거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하다.

이번에 우여곡절 끝에 후보가 낙마를 했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새 정부 최대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고 기술기반 혁신창업을 통해 4차 산업혁명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인사를 뽑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정치적 무게감이 있으면서 중소벤처 생태계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금상첨화라는 판단이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