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원장은 비모피아 원장 1호...금융감독원 환골탈태 그의 손에 달려 있어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우리나라 금융질서를 바로 잡아야 할 금융감독원이 어쩌다 이런 지경에 이르렀나.

금융감독원 개혁이 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최근 감사원 감사 결과와 검찰 수사결과 대로라면 금융감독원은 많은 부분이 잘못돼 있다. 알려진 게 사실이라면 병이 깊다. 큰 수술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부원장 등 고위 간부가 부정 채용에 연루돼 실형을 받고 전체 조직원 중 간부의 수가 너무 많아 가분수 조직이 되었다고 한다. 여기저기 펼쳐 놓은 조직이 방만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1997년 말 한국이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이후 금융회사의 부실로 인한 국가 위기를 막고 부실기업 구조조정 부진으로 인한 경제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해 4개의 금융감독기관이 합쳐져 탄생한 공룡기관이다.

따라서 한때 국내 금융 및 부실기업 구조조정의 선봉에 섰던 자랑스러운 곳이 바로 금융감독원이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의 힘이 너무 커진 탓일까. 이제 금융감독원 자신이 수술을 받아야 할 처지가 되었다.

그러면 금융감독원이 오늘날 이처럼 ‘엉터리(?)’가 되기까지 그간 금융감독원 수장들의 책임은 없단 말인가. 불법 채용으로 전직 부원장이 실형을 받고 부원장보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등 여러 명이 크고 작은 징벌을 받는가 하면 조직은 방만함으로 가득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터에 옛 금융감독원장들은 도대체 무엇을 했단 말인가.

▲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사진=뉴시스

최근 최흥식 원장이 오기 전까지 금융감독원장 자리는 출범 이후 20년 가까이를 내리 모피아(옛 재무부, 현 기획재정부) 출신이 독식해 왔다. 수석부원장 자리 역시 모피아 출신이 독식해 왔다. 금융감독원의 1인자와 2인자 모두 모피아 출신이 독식해 왔다. 게다가 금융감독원 감사자리까지 모피아 출신이 차지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 만큼 오늘날 금융감독원이 이토록 손가락을 받는 지경에 이른 것은 모피아 출신들의 요직 독식 속에 벌어진 일들임이 분명하다.

하물며 금융감독원의 돌아가는 모습이 이지경인데 모피아 출신은 이런저런 불미스런 일에서 모두 면탈되어도 된단 말인가.

수사당국도 여기서 손을 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감독원에 대해 또다시 압수수색을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제라도 전직 금융감독원장 중 일부가 행여 나쁜 일에 연루돼 있는지를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본다. 감독원장 모르게 이런저런 여러 나쁜 일이 벌어졌다면 그 감독원장은 무능한 원장이고 감독원장이 연루되었는데도 부원장 등 아래 간부들만 징벌했다면 이 또한 처분이 잘 못 된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새로운 ‘깨끗한 조직’으로 탈바꿈 하려면 금융감독원의 여러가지에 대해 새로운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 금융감독원을 이토록 손가락질 받게 만든 진짜 몸통이 있는지도 규명해야 한다. 필자가 이런 주장을 펴는 것은 여기저기서 들은 얘기가 많기 때문이다. “보이는 것이 진실의 모든 것”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흥식 신임 원장에게 말하고 싶은 게 있다. 최 원장은 금융감독원 역사상 첫 민간인 출신 원장이다. 그간 모피아 출신들이 하지 못한 일을 하라고 원장 자리에 앉혔을 게 분명하다. 제대로 된 금융개혁을 하라고 임명한 원장임이 틀림없다. 그의 어깨는 당연히 무거워야 한다.

금감원은 간부 수가 많은 조직이다. 간부 수가 많다고 해서 굼뜬 조직이 되도록 놔둬선 안된다. 직급을 막론하고 감독 및 검사의 현장에 과감히 투입해야 한다. 지금 일부 시중은행의 경우 임금피크제에 들어간 지점장급 직원들이 창구업무에 나설 정도다.

그리고 때로는 손에 피묻히는 귀찮은 일도 마다 않는 원장이 되어야 한다. 부실 기업 구조조정,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금융회사들의 리스크 관리 강화 등 감독원이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이제 금융감독원의 환골탈태는 최 원장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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