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지지율 반등으로 의회 해산... 구로다, 모처럼 달러 강세 기회 놓쳐

▲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미국과 북한의 갈등으로 한반도 지정학적 불안정이 높아지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정치적으로 부활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일본의 통화정책을 이끄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모처럼의 달러 강세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임기 말을 맞고 있다.

CNBC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지난 7월 36%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 50%로 반등했다. 동북아시아 긴장이 조성되면서, 아베 총리의 안보 수호자 이미지가 강조된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조기총선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함에 따라 26일 의회해산을 발표했다. 북한이 일본 상공을 넘어 태평양으로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일본국민들에게 대피명령으로 내리고 일부 철도의 운행을 정지시킨 대응이 아베 총리에게는 부활수단이 됐다.

총선 결과, 아베 총리가 원하는 개헌선 획득이 가능한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지만, 부패스캔들로 지지율이 바닥으로 떨어졌을 때와는 확실히 전혀 다른 처지로 올라섰다.

반면 구로다 총재의 일본은행은 긴장 고조로 인해 달러강세 요인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구로다 총재는 일본의 인플레이션을 2%로 끌어올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엔화약세 정책을 쓰고 있다. 그의 엔저 정책은 지난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

올 들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출확대 정책이 달러 강세요인으로 돌아섰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는 금리인상을 이어갔다. 프랑스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당선돼 반EU 극우정치 세력의 힘이 한 풀 꺾였다. 엔화에 대한 안전통화로서의 수요를 낮추는 요인들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해 11월 초 1달러당 103엔 수준이던 엔화환율은 올해 7월초 114엔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이후 북한이 일본 상공 너머로 거듭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을 감행한 여파로 엔화환율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최근에는 112엔을 넘으려할 때마다 북한과의 긴장과 관련된 뉴스가 나오면서 111엔 또는 110엔 대로 밀리는 일이 반복됐다.

일본은행은 현재 G7 중앙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막대한 부양조치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Fed가 이미 금리 인상으로 돌아섰고 캐나다 중앙은행도 올해 금리를 올렸다. 영국의 영란은행(BoE)도 최근 금리 인상을 예고했고, 유럽중앙은행(ECB)은 양적완화 축소를 검토 중이다. 일본은행만 지난해 9월 수정한 제로장기금리 위주의 양적완화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일본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반등 조짐이 없기 때문이다.

구로다 총재의 임기는 내년 4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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