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육하원칙 시리즈-2>...창업은 지금이 '적기', 그리고 '불경기 때'도 적기

▲ 권순만 원장

[외부 기고=권순만 한국창업능률개발원 원장]

당신은 대졸인가?

이 물음에 수긍하든 말든 지금 시대엔 중요치 않다. 대학을 졸업한 것이 더 이상 인간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시대는 지났다.

예전엔 대학이 좀 더 나은 삶을 보장한다는 믿음이 있었다. 실제로도 그랬다. 그 전통적 고정관념은 아직도 남아있어 국내 고교 졸업생 10명 중 7명이 대학에 진학한다.

하지만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고학력자(대졸이상) 실업률이 2017년 6월을 기준으로 할 때 4.2%(52만9000명)로 가장 높다. 이는 전체 평균 실업률인 3.8%보다 0.4%포인트 높은 수치며,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다. 우린 대학졸업장이 이제 한낱 종이 한 장에 불과한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창업의 육하원칙 두 번째 시리즈인 ‘창업, 언제 할 것인가?’를 이야기함에 앞서 대학 졸업장 이야기를 꺼낸 것은 청년들도 이제 창업을 대학 졸업 후, 혹은 사회생활을 어느 정도 해본 후 하는 것으로 생각지 말아달라는 의도에서다.

▲ 지난 8월에 열린 한 벤처창업아이템 경진대회 /사진=뉴시스

창업의 시기는 단순하다. 지금, 바로 지금이기 때문이다.

창업은 이른바 백화점에서 옷 고르는 것과 똑같다. 백화점에서 옷을 고를 때 처음 보고 마음에 든 옷을 사지 않고 한 바퀴 빙 둘러보다 살 옷이 없으면 그 사람 그날 쇼핑 못한다. 그 브랜드가 내 것이다 싶을 때는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창업도 마찬가지다. 마음에 드는 창업업종을 만났다면 주저 없이 해야 한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했다 해도, 대학에 진학 후 졸업장을 따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비즈니스 컨설턴트인 테일러 피어슨은 그가 쓴 저서 《직업의 종말》에서 직업 대신 창업을 꿈꾸라고 조언한다. 물론 테일러 피어슨이 무턱대고 창업을 권하는 것은 아니다. 직업을 ▲‘다른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시스템에 따라 일하는 것’ ▲창업을 ‘시스템을 직접 고안하고 창출·연결하는 것’으로 각각 다르게 정의해 그것에 맞춰 창업을 권하는 것이다. 자신만의 규칙이 있고 그것을 발전시킬 수 있다면 직업은 굳이 필요치 않다는 게 피어슨의 논리다.

청년뿐 아니라 중·장년층도 마찬가지다. 청년들이 너무 빨리 창업을 한다는 두려움이 있다면 중-장년층은 그와 반대로 너무 늦지는 않았는지에 대해 걱정한다.

늦는 것은 없다. 다만 결정을 했다면 바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어쩔 수 없이 시간에 쫓겨 원치도 않는 브랜드를 선택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

“창업 언제 할 것인가?” 내가 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해야 한다. 다음에 한다고 좋은 결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창업을 희망하는 필자의 고객들 중 하루 만에 계약하는 사람도 많다. 그렇다면 그 분들이 실패를 하느냐. 그렇지 않다. 대개 빠른 결정을 한 이들은 자신감에 넘친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그의 행동에 나타나며 그 행동은 자연스레 고객을 끌어들인다. 일종의 ‘피그말리온’ 효과라 생각하면 될 것이다.

또한 불경기에는 창업을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업계 내에 그런 경향이 있다. 경기가 좋을 때는 창업하려는 사람이 많고 불경기에는 창업을 기피하곤 한다.

하지만 오히려 불경기 때가 창업의 적기라 볼 수 있다. 의식의 역설이 필요한 것이다. 경쟁자가 적었을 때, 그리고 프랜차이즈 본사가 불경기로 인한 가맹점주 모집에 무한한 서포트를 해줄 때가 바로 불경기 때다.

사실 창업을 하려는 이들은 호경기, 불경기를 분석하는데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지금 바로 창업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호경기와 불경기는 그 역할이 바뀔 수 있다. 결정은 빠르게, 생각은 다르게 하는 것이야말로 창업을 하려는 당신에게 꼭 맞는 날을 지정해 줄 것이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