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스 사퇴는 글로벌 주식 채권 금 신흥국환율 모두에 호재

 1953년생 래리 서머스 미국 전 재무부 장관. 래리 서머스라 부르기도 하고 로렌스 서머스라고 호칭되기도 한다. 한참 활동할 나이다. 실력도 있다. 그러나 지나친 대쪽 이미지에다 시장에 불확실성과 의구심을 잔뜩 안겨준 게 그의 가장 큰 핸디캡이었다. 그리고 이 핸디캡이 그 스스로를 경제적 혐오인물로 키웠고 그의 퇴장은 글로벌 시장에 기쁨을 안겨주었다. 

 
그런 서머스가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 후보군에서 전격 자진사퇴하면서 선진국이 웃었고 신흥국이 안도했다. 또 글로벌 주식시장이 환호했고 채권시장이 안도했다. 신흥국 환율시장도 진정됐다. 금시장도 모처럼 서머스의 사퇴를 반겼다. 서머스의 사퇴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악재를 한순간에 다 날려버린 것이다. 
 
서머스 사퇴가 얼마나 기뻤으면 그랬을까. 미국 언론들은 서머스 사퇴를 대서특필했다. 
비즈니스 위크는 “서머스 사퇴에 유럽증시가 화답했다”고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서머스 낙마로 글로벌 증시가 고공행진을 했다”고 한걸음 더 나아갔다. 또 마켓워치는 “서머스 아웃, 미국증시 상승”이라고 헤드라인을 뽑았고 폭스비즈니스는 “Fed의장 레이스에서 서머스 이탈, 증시호재”라고 강조했다. 양적완화에 매파적인 사람, 긴축에 좀 더 의존할 것 같은 서머스가 사퇴한 것을 두고 언론들이 앞다퉈 자극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시장의 호재가 됐다고 역설한 것이다. 
 
여기에 시리아사태가 해결되고 미국 8월 산업생산이 0.4%로 호전된 것도 서머스사퇴로 후끈 달아 오른 주식시장 상승세를 부추겼다. 다만 애플의 주가가 꺾이는 바람에 미국 나스닥지수만 상승대열에 동참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에따라 16일(미국시각) 다우지수는 1만5494.78로 무려 118.72포인트 상승했다. S&P500지수는 1697.60으로 0.96포인트 올랐다. 특히 씨티그룹은 내년까지 S&P500지수가 1900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나스닥지수는 3717.85로 4.33포인트 하락해 대조를 보였다. 나스닥 대장주인 애플의 주가가 중국시장에서의 신제품 가격메리트 저하에 영향받아 450.12달러로 3.1%나 하락한 것이 이같은 결과를 야기했다.
 
유럽증시는 5년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역시 서머스 효과다. 독일지수가 8613.00으로 103포인트나 오른 것을 비롯, 프랑스 영국 주가가 동반상승했다.  
 
서머스 효과는 금선물 가격도 끌어올렸다. 온스당 1317.80달러로 9.20달러(0.7%) 상승했다. 서머스 효과는 또 그간 달아오르던 채권시장에 냉각수 역할까지 했다. 10년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연 2.87%로 진정됐다.  
 
서머스 효과는 또 있다. 양적완화 축소 이슈로 고전하는 인도의 루피화 환율을 달러당 68루피에서 63루피로 끌어내리며 환율위험을 하락시켰다.
 
아울러 시리아사태 호전은 국제유가를 안정시키는 진정제가 됐다. 미국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서부텍사스산은 배럴당 106.59달러로, 유럽에서 많이 수입하는 브렌트유는 110.03달러로 각각 1.5% 하락했다. 다만 아시아권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109.51달러로 0.29% 상승했다. 
 
이처럼 서머스 한사람 사퇴로 거의 모든 투자자들이 기뻐하는 하루였다. 그리고 이는 한국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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