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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일본을 못버리는 이유 밝혀졌다
미국이 일본을 못버리는 이유 밝혀졌다
  • 최원석 기자
  • 승인 2013.09.19 0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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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완화 축소 불안 위기 때, 美 지탱해 준 곳이 바로 일본

일본 아베정부를 미국이 미워할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한국 중국 등 주변국과는 척을 지면서도 미국에 대한 충성심 만큼은 아주 확고하기 때문이다. 양적완화(QE) 축소 분위기가 고조되던 지난 7월 미국 국채시장이 커다란 위기에 처했을 때 이를 몸으로 막아준 나라가 바로 일본이었다.

 
19일(한국시각) 미국 재무성 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지난 7월 미국 국채시장은 큰 위기를 맞고 있었다.
 
특히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금리)이 연 2.49%에서 2.58%로 치솟는 등 무엇보다 국채가격이 속수무책 떨어지는 분위기 였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은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채권 금리는 곧 할인율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당시 미 국채 금리가 크게 오른 것은 양적완화가 축소될 경우 이는 곧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채권매입을 축소하는 의미를 갖고 있었던 까닭이다.
 
그러나 구세주가 있었다. 일본이다. 일본 투자가들이 미국 국채를 기록적으로 매입하며 미국 시장을 지탱해냈다.
 
미 재무부 발표에 의하면 7월중 외국인 민간 투자자들은 미국 장기 국채를 무려 498억달러어치나 순매수했다. 전달엔 무려 401억달러의 장기 국채를 순매도 했었다.
 
국가별로는 일본 투자자들의 활약이 아주 컸다. 7월중 일본 투자자들의 미국 국채 보유량은 1조1354억달러로 무려 520억달러나 늘었다. 7월중 일본 투자자들이 미국 장기 국채를 싹쓸이 했음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는 미국 Fed의 월간 국채매입 물량 450억달러를 웃도는 규모다. 한편 7월중 중국과 브라질은 미국 국채를 각각 15억달러, 27억달러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미국 국채금리는 연 2.8%대까지 더 올랐지만 7월 위기 때 일본이 미국 국채시장을 진정시키지 않았더라면 미국 채권시장은 더 큰 화를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 위기국면에 일본이 구원투수로 나섰던 것이다.
 
이는 미국이 바라던 바이기도 하다. 미국은 양적완화 축소 분위기를 띄우기에 앞서 유로존과 중국에도 강도 높은 양적완화, 또는 경기부양책을 요구했었다. 자신들이 양적완화를 축소할 경우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혼란이 불가피한 만큼 유럽과 중국 등이 미국 대신 양적완화를 추진해 시장 안전판 역할을 해 달라는 취지에서였다.
 
그러나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유로존은 기존의 경제개혁주의를 포기하지 않았고 중국 역시 시진핑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기부양책이 아닌 긴축과 경제개혁으로 경제 구조를 개선해 나가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엉뚱하게도 일본 아베정부가 양적완화를 하겠다고 손을 들고 나섰다. 미국에겐 의외의 호재였다. 일본이 양적완화를 통해 돈을 풀어대면서 미국 국채도 사주고 다른 나라 자산도 매입해 주면 미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하는 데 아주 수월해질 것이란 판단이 대세를 이뤘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은 일본의 양적완화를 적극 지지했고 아베정부는 이를 발판으로 매월 7조엔(한화 80조엔)에 이르는 막대한 돈을 풀어댈 수 있었다.
 
그리고 아베는 미국에 등을 돌리지 않았다. 미국의 기대대로 뉴욕 채권시장이 위기에 처하자 일본 투자가들이 미국 장기국채를 적극 매입하며 시장을 지탱해 준 것이다.
 
따지고 보면 미국이 큰 충격 없이 양적완화 출구전략을 추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일본의 이같은 숨은 노력도 한 몫 하고 있었던 것이다. 왜 아베정부가 그토록 사고를 치고 다녀도 미국이 일본을 버리지 못하는지 알 것 같은 대목이다.
 
이런 흐름을 감안할 때 앞으로 미국 통화당국이 양적완화를 종료해 가는 과정에서 채권시장이 또다른 위기에 직면할 경우 일본은 또다시 미 국채 매입에 나설 가능성도 큰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의 믿는 구석이란 게 바로 일본임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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