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후 부동산] 한국은행 & 노인 전문가 "인구 노령화도 주택시장 변수 될 것"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인구 고령화의 영향으로 주택수요 증가세는 둔화되겠지만 중소형 주택 선호도는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일부 실버시설 전문가는 "나이가 들수록 노인들의 경우 생활위험이 적은 아파트 선호경향이 클 것"이라는 조언도 내놓고 있어 노인 인구의 주택 선호도 변화 여부 또한 주목받을 전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최근 펴낸 ‘인구구조 고령화의 영향과 정책과제’ 백서의 내용 중 ‘노령화와 주택시장’이란 보고서가 눈길을 끈다. 보고서의 내용을 보면 인구 고령화로 ▲중장기 주택수요 증가세 둔화 ▲중소형 주택, 아파트에 대한 선호 지속 ▲월세 중심의 임대차시장 구조 변화 등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보고서에 따르면 노후 생계비 마련이 충분하지 않은 일부 고령가구는 소득보전을 위해 주택을 처분할 유인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청년가구의 주택수요 약화와 함께 주택수요 증가세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자가 보유 은퇴가구의 주택처분은 정년(60세) 후 완만히 늘어나다가 실질 은퇴연령인 70세를 기점으로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1945~1954년 생을 고점으로 젊은 세대일수록 주택수요가 상대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소형 주택, 아파트에 대한 선호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 1∼2인 가구가 늘어나고 은퇴 후 주택자산 유동화 필요성이 커지면서 이들의 선호에 부합하는 주택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방의 경우 노후주택을 중심으로 빈집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월세 중심의 임대차시장 구조 변화도 엿보인다. 다주택 보유자, 50세 이상 가구를 중심으로 임대를 통해 안정적 현금흐름을 추구할 유인이 높아지는데다 청년가구의 꾸준한 임차수요 등이 가세하면서 월세 중심의 임대차시장 변화추세는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보고서는 또한 주택가격의 급격한 조정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고령가구의 주택처분이 단기에 집중될 경우 주택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거시경제 여건, 주택공급 조절, 높은 아파트 비중 등을 감안할 경우 그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재건축·재개발 위주로 공급방식이 바뀌고 있고 아파트 비중이 높아 주택매입 수요 감소 충격이 일본에서처럼 급격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적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주택 거래회전율(주택거래량/재고주택량)은 2016년 10.4%로 일본의 주택매매 회전율(2013년 0.32%)을 크게 웃돌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안정국 안정분석팀 과장은 “중장기 주택수급 안정화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고령가구의 수요 맞춤형 주택공급, 빈곤노년층 등 주거약자를 위한 공공임대주택 확충 등의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이 운영하는 경기도 실버시설의 고준호 대표(전 삼성생명 전무)는 "그간의 실버시설 운영 경험으로 볼 때 어르신들의 실버 시설 입주 또한 늘어나는 경향"이라며 "이 또한 주택시장 수요 변화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르신들의 경우 70세를 전후 해 실버시설에 입주를 시작하는 경향이 많다"면서 "적지 않은 금액의 실버시설 보증금을 내고 입주하는 어르신들의 경우 더 이상 일반 주택이 필요치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연세가 들수록 어르신들 사이에선 아파트, 실버 관련 시설 등 생활안전에 유리한 주택을 선택하는 경향도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