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실적 선반영 · 경영공백 우려 겹쳐...미국 반도체株 조정 영향도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13일 유가증권 시장 시총 1, 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돌연 고개를 숙였다. 더구나 이날은 삼성전자가 3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발표한 시점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46% 하락한 270만원, SK하이닉스는 2.71% 하락한 8만6100원으로 각각 마감했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1만4000주, SK하이닉스 12만주를 각각 내다팔았다.

삼성전자는 이날 개장 전 3분기 영업이익 14조5000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사상 최고 실적으로 시장이 예상한 영업이익 14조2000억원을 뛰어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물론 SK하이닉스까지 동반 하락한 것은 몇 가지 변수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은 차익 실현 매물과 재료 노출 효과가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점이 일찌감치 시장에 알려지면서 주가가 3분기 실적을 미리 반영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작 실적을 발표하면서 차익 매물이 쏟아졌다는 분석이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라는 증시 격언을 그대로 증명한 셈이다.

또한 이날 권오현 삼선전자 부회장이 퇴진 계획을 밝힌 것도 삼성전자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외신들은 “충격”, “당황”이라며 놀라움을 표시했고 일부 전문가들은 이재용 부회장 수감 후 경영 공백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4분기까지 사상 최고 실적이 예상되지만 내년 이후에는 반도체 경기 등이 다소 불투명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그런가 하면 전날 미국 증시에서 인텔, 마이크론테크 등 반도체 주들이 일제히 하락한 것도 국내 반도체주들의 약세에 대한 빌미를 제공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0.34% 하락했고 애플(-0.35%), 인텔(-0.28%)은 약보합으로 마쳤다. SK하이닉스와 종종 주가 동조 흐름을 보이는 마이크론테크는 2.48% 하락하며 한국 반도체주의 발목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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