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 일본 · 한국 증시, 겉은 화려하지만...고민도 많아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이번 주에도 글로벌 증시는 더 높은 고지를 향해 계속 내달릴 것인가.

최근 글로벌 증시 분위기는 그야말로 파죽지세의 연속이다. 적어도 지난주까지는 그랬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미국증시가 다시 사상최고치를 작성했고 한국증시도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일본증시는 무려 9거래일 연속 상승행진을 벌였다. 그리고 아직도 주요국 증시의 상승여력이 완전 소진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 일본, 한국은 실적시즌이라는 재료가 아직 남아있고 그중에서도 미국은 세제개편이라는 추가 모멘텀이 존재한다. 일본도 22일 중의원 선거에서 아베 진영이 압승할 경우 아베노믹스 탄력이라는 또다른 기대가 살아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글로벌 증시의 모든 걱정을 다 덜어주는 것은 아니다. 이들 호재 요인이 최근 증시에 실컷 반영된 탓이다.

실제로 지난주 뉴욕증시에서는 주 중반에 숨고르기가 펼쳐지기도 했다. 뉴욕 월가에선 “3분기 실적 기대도 있지만 미국증시 추가 상승의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3분기 실적이 눈높이를 채우지 못하면 다시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진단도 섞여 나왔다.

골드만삭스의 진단이 미국증시의 고민을 대변해준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전 분야 주식이 모두 오를 대로 올라) 싼 주식이 없다”고 했다. 이어 지난 12일(미국시각) 뉴욕증시에선 일부지만 ‘이상한 흐름’이 감지됐다. 그날 미국 씨티그룹과 JP모건체이스는 ‘3분기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지만 정작 이들 두 은행의 주가는 급락했다. 한마디로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증시 격언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었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지난주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날 삼성전자 주가도 고개를 숙였다.

물론 미국 씨티그룹과 JP모건체이스의 경우 “저축은행 부문의 실적은 좋았지만 트레이딩 부문의 실적이 나빠 향후가 걱정된다”는 진단 속에 주가가 하락하는 빌미가 존재하긴 했었다. 이는 향후 미국이나 한국이나 실적이 양호하게 나오더라도 조금이라도 미심쩍은 부분만 존재해도 악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앞으로가 관건이다.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은 이미 양적긴축, 즉 풀었던 돈을 회수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연준의 9월 FOMC(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미국의 12월 기준금리 인상은 사실상 확정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영국에선 11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금 미국의 자산 축소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조만간 미국에선 차기 연준 의장 지명이 이뤄지는데 금리인상 선호론자가 임명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국증시에선 추석 연휴 전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했다가 추석 연휴 뒤 다시 크게 유입되는 극심한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다. 뭔가 불안한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핵 협상 내용을 뒤집었고 북한과의 갈등 국면도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증시나 한국증시 모두 언제까지 ‘천정부지’의 상황이 이어질 것인가는 장담할 수 없다.

증시 격언에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는 평범한 얘기가 있다. 잘 나갈 때를 조심하자는 게 필자의 한마디다. 정부도 우리 증시를 둘러싼 변동성 위험에 언제든 대처할 수 있는 복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투자자들 역시 늘 변동성에 대비하는 자세로 시장에 임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더욱이 한국증시는 일부 대형주 의존도가 더욱 커지는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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