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 보는 앞에서 화려한 당대회... 통제시대로 회귀 우려도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중국에서는 한 때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연금 또는 구속설이 나돌았다. 시진핑 주석이 취임한 후 계속되는 이른바 ‘태자당’과 ‘상하이파’간 갈등설의 연장이다.

시진핑 주석은 이를 불식시키듯, 2015년 전승절 기념식에서 장쩌민 주석과 함께 천안문 문루위에서 열병식을 사열했다.

중국공산당이 18일부터 개최하는 전국대표대회도 마찬가지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장 전 주석과 후진타오 전 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자신의 집권 2기를 여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장 전 주석은 올해 91세다.

시진핑 주석의 최대 정적으로 분류되는 상하이파는 장쩌민 전 주석 재임 중 발탁된 인물들을 뜻한다. 시 주석 집권 후 부패청산 운동이 상하이파 인사들을 표적으로 했다는 분석도 있다.
 

▲ 지난 2015년 전승절 기념식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부터)과 장쩌민, 후진타오 전 주석. /사진=뉴시스.


이번 대회에 대해 미국과 유럽의 언론은 중국이 개방보다 통제국가로 회귀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또 시 주석이 전임자들의 10년을 넘는 장기집권을 시도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 관영언론인 신화뉴스에 따르면 시 주석은 새로운 시대 사회주의를 중국에 맞게 발전시키는 전략적 비전을 밝히고 2020년까지가 적정하게 번영하는 사회를 건설하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시 주석이 차분하고 흔들리지 않는 어조로 “전망이 대단히 밝은 한편, 도전 또한 매우 엄중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경제적 불평등, 환경오염과 건강보험, 교육, 주택 문제로 인한 사회적 갈등도 언급했다.

뉴욕타임스는 시 주석의 비전은 마오쩌둥 전 주석의 시대와 함께 마오 전 주석이 파괴하려고 했던 중국의 전통문화를 함께 끌어안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와 함께 관례대로라면, 이번 대회에서 시진핑 이후의 차세대 주자들이 약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시 주석은 10년 임기 이후로도 자신의 권력 장악을 연장하려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여러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통해 시진핑 주석이 개인화된 리더십 구축에 나서고 있으며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유사한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일부 저자들이 시진핑 주석을 레닌주의자 또는 스탈린의 유산을 지키는 보호자로까지 평가했다고 소개했다.

이 신문은 다보스포럼과 같은 자리에서 개방을 강조하는 시진핑 주석에 대해 이러한 평가가 대단히 어색할 수 있지만, 시 주석이 매우 개방된 중국을 원하지 않는 조짐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아시아 관련 전문가인 방세현 시사정책연구소장은 이런 것들이 오히려 불안정한 권력기반을 나타내는 것으로 풀이한다. 비판에 대해 엄격해 지는 것은 정치적 반대파들로 인해 여유가 없기 때문으로 방 소장은 지적하고 있다.

방 소장은 “이번 당 대회가 과연 광대한 지역의 수많은 이해관계를 조정하기에 충분한 대표성을 가졌는지는 의문”이라며 “경제력을 가진 세력과의 연계도 크게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는 “시진핑 주석은 집권 2기에 내부적 불안과 중국공산당의 정치적 재탄생 목표로 인해 국제적 위상보다는 내부 정비에 우선순위를 둘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방세현 소장은 시진핑 주석이 장기집권을 위한 초석을 깔기보다, 오히려 집권2기 안정을 위한 중국 내 여러 세력과의 화해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