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합병, 한국 시장엔 영향 없을 듯

 미국 증시가 오락가락 하니까 한국 증시도 신명을 잃어가고 있다. 한국 증시는 가뜩이나 최근 가파른 상승세로 피로감에 젖어 있는 상황에서 미국 대형악재의 영향까지 받게 돼 역시 쉬어갈 구실만 늘려가고 있다.

 
다만 애플의 판매실적이 과장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애플 부각에 따른 삼성전자 악재 가능성이 누그러들고 해외서 바라보는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심리, 즉 MSCI 한국지수가 여전히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점은 한국 시장참여자들을 그나마 안도케 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국내외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시장의 어두운 그림자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무래도 최근들어 외국인 자금이 한국 증시를 쥐락펴락하다보니 미국의 증시 상황에 민감해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치권이 새 회계연도 예산안과 부채 상한선 협상을 놓고 극한 대립상태를 이어가고 있어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도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실제로 한국 시장에서 최근 며칠 동안 KOSPI지수가 2000선 초반을 탈피하지 못하는 움직임을 보여 온 가운데 미국의 정치적 리스크라는 대형 악재까지 불거져 한국 시장 참여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그간 코스피 주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피로감이 나타날 즈음에 미국 대형 악재까지 겹치고 있는 것이다.
 
이와관련, 한국 시장이 추가 반등하려면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거래량이 크게 감소한데다 기술적으로나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나 모두 탄력이 둔화되는 상황에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엔 외국인들의 움직임도 크게 둔화되는 추세다. 그간 하루 3000억원대에 이르던 외국인의 한국 주식 순매수 규모가 24일엔 1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고 이로 인해 현물 주식 순매수규모도 덩달아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아울러 선물에선 순매도로 전환한 상태다. 아무래도 이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지연, 미국 정치권 갈등, 또 이로 인한 미국 경제지표 숨고르기 등이 한국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일시적으로 1950선까지 떨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 워싱턴 리스크가 해소되면 다시 한국 주가도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시장에서 애플의 지난 첫 주 판매실적이 부풀려졌다는 보도가 나오고 이로 인해 애플의 주가가 급등 하루 만에 하락한 것이 한국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애플의 악재는 삼성전자의 호재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애플 신제품 판매 호조소식에 삼성전자를 처분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태도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한편 이날 글로벌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세계 1위업체인 미국의 어플라이드와 3위 업체인 도쿄 일렉트론이 합병을 선언한 것도 한국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의 합병은 한국 시장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은 PC부문의 반도체 부진으로 경영난 타개 차원에서 회사를 합친 것이기 때문에 한국 시장과는 다소 동떨어진 이슈로 해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뉴욕에서의 한국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MSCI한국지수는 62.52로 0.11% 올라 그나마 한국 투자자들을 안도케 하고 있다. 이는 적어도 한국 코스피지수 2000선 초반은 용인하겠다는 외국인들의 심리를 나타내는 숫자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