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 축소 연기로 미국 달러화 약세...일본 엔저도 주춤

 벤 버냉키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시기를 뒤로 미룬 것은시장 불확실성을 키워줬다는 점에선 비난받아 마땅하나 한국의 수출업체들에겐 그나마 안도감을 안겨주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연기로 미국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면서 덩달아 엔저에도 제동이 걸린 까닭이다.
 
25일 글로벌 투자기관에 따르면 일본의 부단한 엔저 정책에도 불구하고 미국 달러화에 대한 엔화환율이 달러당 100엔 아래서 박스권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다. 물론 이런 배경엔 미국이 9월 FOMC(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조치를 연기한 탓도 있다. 
 
양적완화를 축소할 경우 해외 자금이 다시 미국으로 몰려들어 미국 달러화가 엔화 등 주요 선진국 상대통화대비 강세를 보였을 텐데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양적완화에 다소 비호감적인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차기 연준 의장 후보에서 사퇴하고 옐런 등 양적완화 옹호론자가 차기 의장에 지명될 가능성이 커진 것도 급속한 달러화 강세 우려를 완화시켜주고 있다. 이 경우 연내에 양적완화를 축소하더라도 아주 느슨한 수준으로 시작돼 긴 시간에 걸쳐 출구전략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겨지는 까닭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들어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98~99엔대에서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다. 일본 은행권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이 98엔 중반까지 내려오면 수입업체들이 달러를 매입하고 99엔 위로 올라서면 수출업체들이 달러를 매도하면서 박스권 등락이 반복되고 있다.
 
상황이 이쯤 되자 글로벌 투자기관들도 연말 엔달러 환율 목표치를 내려잡고 있다. 특히 JP모건은 연말 달러엔 환율 전망치를 기존 105엔에서 100엔으로 하향 조정했다. 아울러 환율 하단 목표지는 달러당 94엔 후반~95엔 수준으로 낮춰 잡았다. 양적완화 축소 조치 연기와 양적완화 축소시 강도완화 가능성, 이로 인한 국채금리 반락 가능성이 이같은 달러엔 환율 목표치 하향의 주된 배경이다. 
 
한편 이처럼 추가 엔저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자동차 IT등 한국 수출업체들도 큰 걱정 없이 올 한해를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추가 엔저만 이뤄지지 않는다면 견딜만 하다는 게 한국 수출 기업들의 진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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