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정무위원회의 산업은행, 기업은행 국정감사에 출석한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왼쪽)이 통역사로부터 국회의원의 질문을 전해받고 있다. /사진=장경순 기자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의 23일 산업은행, 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발언은 "존경하는 의원님", 그리고 침묵이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의 발언을 동행한 통역사가 통역한 것이다.

침묵의 시간이 자주 등장한 것은 국회의원들이 질문할 때마다 통역사가 카젬 사장에게 통역할 동안 회의장 안의 모든 사람들이 기다렸기 때문이다.

한국GM과 관련해 가장 앞장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지상욱 바른정당 국회의원은 이날도 높은 매출원가율 책정 등으로 미국 GM 본사만 이익을 챙기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매번 통역의 침묵을 거쳐야하다 보니 국정감사 특유의 매서운 추궁은 제약을 받았다.

카젬 사장의 답변도 대부분 "법률에 따라 최대한 협조했지만 다른 요청이 있다면 돌아가서 검토해보겠다"는 얘기였다. 그는 간간이 "미국 본사의 방침에 대해서는 말할 위치에 있지 않다"는 말도 했다.

이런 진행에 대해 이진복 정무위원장도 문제를 지적했다.

이진복 위원장은 "앞으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할 때는 사전에 질문서를 보내서 답변서를 받은 후 그에 따라 진행해야 할 것 같다"며 "카젬 사장 한 명으로 인해 오후 회의시간 50분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한 의원 질문이 끝나고 카젬 사장이 자리로 돌아가면 그 다음 의원이 곧바로 다시 증언대로 불러세우는 일이 반복되자 이 위원장은 "앉아서 답변하면 증언대에 가려서 잘 안 보이니 양해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카젬 사장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이 끝난 후 이진복 위원장이 "다른 하실 얘기가 있나"고 묻자 카젬 사장은 "탱큐"라고만 대답했다.

오후 3시 무렵 카젬 사장이 출석을 마치고 돌아가자 많은 취재진들도 함께 회의장을 떠나 정무위 국정감사장은 때이른 파장 분위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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