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반응 "가늘고 긴 양적완화 축소 방침에 투자자들 안도"

[초이스경제 조미정 기자] 26일(현지시각)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가 열린날, 유럽 주요국 증시가 활짝 웃었다. ECB가 점진적인 양적완화 축소, 즉 비둘기적인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 경기부양 축소, 양적완화 축소) 계획을 밝힌 것이 증시 상승을 부추겼다. 특히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가 급락하면서 유로존 내 수출주들이 호재를 맞았다.

유럽 주요국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럽 금융 중심지인 영국 런던의 FTSE100 지수는 전일 대비 39.29포인트(0.53%) 오른 7486.50에 거래를 마쳤다.

또한 유로존에선 독일의 DAX 지수가 무려 179.87포인트(1.39%)나 껑충 뛴 1만3133.2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런가 하면 프랑스의 CAC40 지수는 80.51포인트(1.50%) 급등한 5455.40으로 하루를 끝냈다. 이에 범 유럽지수인 스톡스 유럽 600은 4.14포인트(1.07%) 상승한 391.27로 마감됐다.

이날 유럽 증시의 최대 화두는 ECB의 통화정책회의였다. 양적완화(자산매입) 축소 계획이 발표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ECB는 예상대로 양적완화 축소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비둘기적이었다.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기로 했다. 이날 ECB는 올해 말까지만 월 600억 유로 규모의 자산매입을 유지하고 내년 1월부터 9월까지는 월 300억 유로 규모로 자산매입 규모를 줄여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 경기가 낙관적이며 전망 역시 대체로 균형이 잡혀있다”면서 양적완화 축소 이유를 밝혔다. 다만 근원 인플레이션이 아직 추세적 상승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점진적인 양적완화 축소를 택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향후 경기 전망이 변경되면 양적완화의 규모 또는 기간을 다시 확대하거나 늘릴 수 있다”는 립서비스도 더했다.

한마디로 이날 ECB는 양적완화 축소는 내년 9월까지 가늘고 길게 가되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필요시 양적완화 확대나 기간 연장을 재개키로 하는 결과를 내놓으면서 교묘한 절충점을 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ING의 카스텐 브르제스키 이코노미스트는 “ECB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은 시장 예상대로 온건하게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이날 유럽증시가 열리는 동안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는 1.1700달러 수준까지 급락했다. 이는 전날 뉴욕외환시장에서 형성했던 1.1812달러보다 크게 하락한 것이다. 유로화가치가 뚝 떨어지면서 유로존의 수출주들이 호재를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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