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브리프 두 개 보고서 통해 '생산적 금융'과 '모험자본 시장' 강조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성장률이 두 자릿수에 달하는 경제개발 초기단계를 지난 단계에서는 국가가 주도하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잠재성장률이 3%에 못 미친다는 현실에서 국가의 역할은 더욱 제한적이다.

극히 낮아진 잠재성장률은 이제 국가가 아니라 민간에서 생산성 높은 사람들이 등장해서 높여야 한다. 정부는 이를 공정한 관리를 통해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민간의 생산성 높은 사람들을 위해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가 금융제도 확충이다.

자신들의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경제 전체를 크게 발전시킬 훌륭한 사업계획이 있는 사람들이지만, 현실은 마땅한 자본을 찾지 못해 영세기업만 하거나, 남의 회사 종업원으로 머물고 만다.

이런 사람들의 재능이 제대로 발휘되는 데는 금융의 지원이 핵심요소다.

금융연구원은 29일 금융브리프를 통해 ‘생산적 금융’과 ‘모험자본 활성화’의 필요성을 대대적으로 강조했다. 공통된 주제를 가진 글이 금융연구원의 금융브리프에서 연속 이어지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 신성환 금융연구원장. /사진=뉴시스.

이순호 은행·보험연구실 연구위원은 금주의 논단에서 ‘은행의 생산적 역할 제고 방안’이란 글을 통해 은행이 안전한 담보대출에만 매달리지 말고 벤처생태계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이 담보대출에만 매달리는 현실에서, 담보가 부족한 신규창업자는 아무리 좋은 사업계획이 있어도 은행의 지원을 받기가 힘들다.

은행들이 담보대출에만 매달리는 행태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심화됐다고 이순호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와 같은 형태를 그는 제시했다. SVB는 혁신기업을 집중지원하는 한편, 투자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는 방안으로 신주인수권으로 대손비용을 상쇄하고 있다. SVB는 소매금융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국내 은행들이 이를 따르는데는 제약이 있다.

이순호 연구위원은 그러나 국내 금융지주회사의 계열사들인 은행과 벤처캐피탈, 경영참여형 사모펀드가 연계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은행이 생산적 금융에 대한 역량을 높여서 기술력에 대한 평가와 신용위험에 대한 평가능력을 높이고 선제적 구조조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순호 연구위원이 은행권의 혁신기업 지원인 ‘생산적 금융’을 제안한 가운데 김영도 자본시장연구실장은 제2금융권의 ‘모험자본 활성화’를 제시했다.

김영도 실장은 금주의 논단에 이어지는 금융포커스 ‘모험자본 활성화를 위한 자본시장의 역할 강화’라는 글을 통해 성장단계 이전의 기업들을 지원하는 ‘모험자본시장’은 현재 공적 정책성 자금지원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민간의 자생적인 발전이 미흡해 창업초기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과 회수시장의 발전이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정부가 직접 자금지원에 나서는 경우, 관료조직의 업무 속성에 비춰 효율적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제대로 지원할 곳을 지원하느냐는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시중에서는 정부의 이런 의도를 무시하고 임자 없는 돈을 마구 쓰려는 행태까지 존재하고 있다.

모험자본시장에 대해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초대형 투자은행이나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를 육성해 효과적인 지원을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김영도 실장은 “최근 정부가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활성화를 목표로 기존 자본시장 참여자를 대상으로 초대형 투자은행이나 중기특화 증권사 제도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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