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파월 이사로 교체 강력히 주장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관례와 달리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이 연임을 못하고 제롬 파월 Fed 이사로 교체됐지만, 옐런 의장의 연임을 유일하게 선호했던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라고 블룸버그가 3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통령선거 때부터 “옐런 의장을 좋아하지만, 연임시키지는 않겠다”며 공화당원인 Fed 의장을 선호했다. 옐런 의장은 민주당원이다.

그러나 취임 후 주가가 계속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실업률이 낮아지자, 옐런 의장에 대한 그의 평가가 바뀌었다. 옐런 의장을 유임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때 결정적으로 Fed 의장 교체를 주장한 사람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 재닛 옐런 Fed 의장. /사진=Fed 홈페이지.

블룸버그는 6명가량의 백악관의 전 현직 인사와 제롬 파월 Fed 이사의 차기 의장 지명과정에 대한 인터뷰를 했다며, 파월 이사는 므누신 장관이 강력하게 추천했고, 한 때 유력했던 케빈 와시 전 Fed 이사는 랜들 퀄스 Fed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이 극력 반대했다고 전했다. 퀄스 부의장은 와시 전 이사가 의장이 될 경우, 자신이 퇴임하겠다며 반대했다.

지난여름 차기 의장으로 유력했던 개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10월 들어 와시 전 이사를 포함한 4명의 유력후보와는 큰 격차를 내며 하위권으로 이탈했다. 블룸버그는 콘 위원장이 지난 8월 폭력 인종시위 때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을 비판한 것이 주원인은 아니라고 전했다. 이보다는 감세정책이 여전히 부진한 것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실망이 더 큰 원인으로 지적됐다.

또한 콘 위원장이 민주당원이라는 점에서 공화당이 과반수를 차지한 미국 의회 상원의 인준을 받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작용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백악관과 공화당의 입장을 검토하면서 유력 후보들을 정리해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 명단에 옐런 의장도 포함됐지만, 그를 지지하는 사람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 뿐이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업률은 16년 동안 가장 낮은 4.2%에 머물고 주가가 오르는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이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것이었다. 취임 전 옐런 의장에 대한 평가가 바뀌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대부분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을 교체할 것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옐런 의장과의 면담도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보다 앞선 11일 그는 존 테일러 스탠포드대학교 후버연구소 선임연구원과의 면접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또한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테일러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24일 트럼프 대통령과 오찬을 가진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가장 선호한 인물이다.

그러나 현재 1.00~1.25%인 연방기금금리에 대해 자신의 공식인 테일러 룰에 따라 “2%도 너무 낮다”는 긴축성향을 가진 그는 므누신 재무장관의 지지를 얻지는 못했다.

므누신 장관의 입장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의 민주당 인사도 아니면서 옐런 의장과 비슷하게 Fed를 이끌어갈 인물로는 파월 이사가 최적이었다. 파월 이사는 옐런 의장 재임 중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한 번도 반대의견을 낸 적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파월 이사에게 차기 의장을 제의해 그의 동의를 받았고, 2일 오전 옐런 의장에게 전화를 통해 교체사실을 알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