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은 원화환율 하락 더욱 거세게 만들 수 있어

▲ 리모델링을 하기 전 한국은행 본관과 화폐박물관.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한국은행은 올해 한 차례의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 회의 일정을 남겨놓고 있다. 오는 30일 회의를 하고나면 12월에는 예정된 일정이 없다.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한은이 임시금통위 회의를 열 수는 있다. 2001년 9월19일과 같은 회의다. 그러나 이것은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9.11 테러직후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을 때와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열린 회의다.

만약 한은이 오는 30일 금통위 회의에서도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면, 올해 기준금리는 한 번도 오르지도 내려가지도 않는 것으로 봐야 한다.

Fed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또 한 차례 연방기금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하다는 점은 금리인상 압력을 더욱 높이고 있다.

CME그룹의 Fed와처프로그램은 오는 12월13일 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을 7일 오후 2시40분(한국시간) 현재 96.7%로 집계했다. 나머지 3.3%도 안올릴 가능성이 아니다.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다. 투자자들이 금융거래에 반영한 금리인상 전망이 100%에 달한다는 것이다.

Fed가 12월 금리를 올리게 되면 연방기금금리는 1.25~1.5%가 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에 대해 0~0.25%포인트 더 높게 된다. 이는 명백하게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이다.

한국은 지금도 신흥국 시장으로 분류된다. 투자자들이 안전성보다는 높은 수익성을 위해 투자하는 곳이다. 신흥국시장에 대한 투자는 미국과 같은 선진국보다 더 높은 금리가 보장돼야 투자를 유발할 수 있다.

그런데 금리가 오히려 역전된다면, 신흥국 시장으로서 투자 장점이 크게 사라진다. 올해 몇 차례 발생한 채권시장의 외국인 대거투매는 이런 우려를 현실화시킨 것으로 간주됐다.

따라서 내외금리격차만 고려해도, 한국은행이 불가피하게 금리를 인상할 상황이란 인식이 금융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금리를 올리려는 한은의 발목을 잡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다.

원화환율이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차 역전 우려와 달리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의 투자가 지속되고 있고 환율은 하락하고 있다. 외환시장만 보면 정말로 금리격차 역전을 우려해야 되느냐는 신중한 지적도 가능하다.

미국달러 대비 원화환율은 10월말부터 하락세를 보여 7일에는 1110원선을 살짝 넘고 있다. 지난달 23일부터는 100엔 대비 원엔환율이 1000원 아래로 내려가 있다.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의 자민당과 연립여당이 최근 중의원 선거에서 3분의2에 가까운 의석을 확보해 엔저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상한다면, 현재의 원화강세를 더욱 거세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수출기업들이 가격경쟁력 상실을 우려하는 900원대 원엔환율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의 11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는 내외금리차와 원엔환율 두 개의 주요 변수를 고민하면서 열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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