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애플에 특허침해 1억2000만 달러 배상 확정

▲ 삼성전자의 최근 광고에서 애플 스마트폰으로 보이는 제품. /사진=삼성광고 유투브동영상 화면캡쳐.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삼성이 지금 광고로 애플 조롱이나 하고 있을 때냐”라고 묻는다면 “그러지 않을 이유는 또 뭐냐”가 대답이 될 것이다.

삼성의 애플에 대한 특허침해 시비로 6년을 끌어온 재판에서 미국 연방대법원은 지난 6일 삼성의 상고를 기각했다. 미국의 IT 전문지인 버지는 이에 따라 삼성은 애플에 1억2000만 달러를 배상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재판에서 패소했다고 해서 광고까지 경건해야 할 필요는 없다. 더욱이 미국에서는 경쟁사 제품을 광고에서 구체적으로 거명할 수 있다.

펩시콜라는 1990년대 광고에서 두 마리 침팬지에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를 먹이는 상황을 다뤘다. 코카콜라를 먹은 침팬지는 얼마 지나지 않아 퍼즐을 맞추는 등의 성과를 보였는데, 펩시콜라를 먹었던 침팬지의 자리는 비어있었다. 설마 자사 제품을 먹은 침팬지가 죽었다는 암시를 하는 건가 했을 때, 실험팀에 전화가 걸려왔다. 사라진 침팬지가 머리에 멋진 두건을 두르고 늘씬한 미녀들과 신나게 드라이브를 하면서 건 전화였다. 펩시콜라의 ‘멋쟁이 감각’을 강조하는 광고였다.

삼성이 지난 6일 미국에서 보여준 광고는 지난 10년 동안 삼성전자의 갤럭시가 늘 애플에 앞서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애플을 쓰는 주인공 남자가 애인을 처음 만나 전화번호를 주고받을 때, 작은 화면의 자판을 번거롭게 치고 있을 때, 애인은 큼직한 갤럭시 화면에 터치펜으로 이 남자의 번호를 쓱쓱 적어갔다. 함께 휴양지를 갔다가 물에 빠졌을 때, 방수기능을 갖춘 애인의 갤럭시는 그 순간 찍은 멋진 광경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의 아이폰은 물기를 빼기 위해 쌀위에 올라가 있다. 아이폰X의 동글과 갤럭시의 고속충전도 비교됐다.

이 광고에 대해 일부 국내언론은 ‘광고의 명작’을 만든 것 같은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미국의 IT 관련 언론들에게는 이 또한 ‘삼성 꼬집기’ 소재가 되고 있다.

미국의 성장기업 전문지 Inc.는 칼럼에서 “삼성 광고는 처음과 끝 장면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 제품을 보여줬을 뿐”이라며 삼성이 앞서 간 기술을 더욱 혁신적으로 활용한 것은 애플이라고 지적했다. 삼성광고에서 주인공이 10여 년 전 처음 장만한 스마트폰과 현재 길거리를 지나가면서 길게 줄을 늘어선 사람들이 들고 있는 전화기는 모두 아이폰이다.

BGR도 칼럼에서 광고에 대해 몇 가지 웃긴 장면은 있었지만 삼성 전화기가 아이폰에 미치지 못함을 인정하는 내용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 칼럼 작성자는 삼성은 이와 달리 자기제품의 장점을 강조하는 광고를 만들 수 있음을 예전에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오랜 세월, 주목할 만한 성과를 만든 삼성 갤럭시 광고다보니 억지스럽게 견제하려는 반응도 초래하지만, 한편으로 모든 사람이 대단히 기발하게 잘 만든 광고라고 격찬하지도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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