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파월 의장 임명돼도 1년간 이사들 대거 교체로 정책 불확실성 여전"

▲ 재닛 옐런 연준 의장(왼쪽)과 제롬 파월 차기 연준 의장<사진=Fed 홈페이지 캡처>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2018년 2월에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될 사람으로 제롬 파월을 지명했다. 이는 재닛 옐런 현 의장이 이때 임기가 만료되는 데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금융기관인 골드만삭스는 9일 분석 자료에서 “연준 의장이 통화정책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최종적으로 결정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하며, 합의를 도출해내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파월이 연준의 현재 정책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시장의 해석에 동의하지만, FOMC에 여전히 여러 자리 교체가 남아 있고, 따라서 ‘트럼프 연준’이 여전히 형태를 갖춰가고 있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앞으로 1년 동안 FOMC가 1936년에 개편된 이래 최대의 자리 교체를 경험하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통화정책 변화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세계 금융 시장에서 금융여건이 꾸준히 완화되었고, 미 의회가 향후 몇 개월 내로 감세 법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정책 기관의 전망과 실제 경제성장률의 괴리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이런 FOMC의 자리 교체는 전 세계적인 위험자산 랠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에 역사상 최초로 3명의 지도자(연준 의장, 부의장, 뉴욕 연준 총재)가 일년 만에 전부 교체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FOMC가 트럼프 행정부 아래 변화할 여지가 여전히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이날 자료에 따르면 연준은 미국 수도 워싱턴에 위치해 있으며 7명으로 구성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12개의 지역연방은행으로 구성돼 있다. 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7명의 연준 이사들과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그리고 교대로 선출되는 4명의 지역 연은 총재 등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연준 이사는 대통령이 지명하며 상원이 승인한다. 이에 비해 지역 연은 총재는 워싱턴에 있는 FRB와 상의해 각 지역은행의 이사회가 선출한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기 전 이미 FRB에 3개의 공석이 있었고, 그 이후에 스탠리 피셔 부의장이 사의를 표했다. 옐런 의장의 임기가 만료되고 연준 이사 자리마저 그만둔다고 가정하면 트럼프 행정부는 임기 첫 해에 7명의 연준 이사 중 5명을 지명할 권한을 갖게 되는 셈이다. 게다가 정년 규정으로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 또한 2018년 중순에 사임할 계획을 하고 있다.

분석 결과 연준 의장, 부의장, 뉴욕 연은 총재가 일년 내로 전부 교체된 적은 역사상 한 번밖에 없었다. 지난 1979~1980년으로 폴 볼커가 뉴욕 연은 총재에서 연준 의장으로 바뀐 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새로운 인물이 이러한 3가지 역할을 각각 차지하게 되는 첫 번째 경험이 될 수 있다.

더욱이 모든 공석이 내년에 채워질 경우 FOMC가 1936년에 재편된 이래 일년 동안 최대의 자리 교체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의 자리 교체가 자연적이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연준을 재편할 수 있는 속도가 예외적으로 빨라질 수 있는 점에서 주목하고, 파월 외에도 공석을 채울 사람들의 성향이 향후 세계 증시와 금융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