므누신 "옐런, Fed 이사직 계속 수행할 지 아직 결정 안해"

▲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 /사진=Fed 홈페이지 동영상 화면캡쳐.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대통령선거 때 밝힌 대로였다. 그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을 존경하지만 공화당원이 의장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었다.

그의 말대로 차기 Fed 의장에 제롬 파월 Fed 이사가 지명됐다. 파월 의장후보는 공화당원이고 옐런 의장은 민주당원이다.

그러나 차기 의장 지명이 임박해졌을 때 양상은 크게 달라졌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옐런 의장을 유력후보에 남겨두기 위해 부단히 여러 가지 신호를 보냈다. 그는 언론인터뷰에서 ‘4강 후보’중 하나인 케빈 와시 전 Fed 이사를 제외하면서도 옐런 의장을 유력한 3인에 여전히 남겨뒀다.

블룸버그는 백악관이 유력 후보들을 정리해 보고한 명단에 옐런 의장도 포함됐지만, 그를 지지한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뿐이었다고 전했다. 막판에 이르러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옐런 의장 연임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정황도 엿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옐런 의장에 대한 태도가 돌변한 것은 옐런 의장이 어떻든 지금의 주가 상승과 낮은 실업률을 지속하는 데는 제일 확실한 선택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막상 대통령이 되고 보니 이런 문제의 중요성을 더욱 크게 인식하게 됐다.

문제는 Fed 의장 임명이 미국 의회 상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상원은 공화당이 100석 가운데 52석을 차지해 다수당의 지위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좌절을 맛보게 하는 것은 상원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건강보험인 ‘오바마 케어’에 대해서 의원마다 각자 성향을 고집하다 끝내 오바마 케어를 폐기하는데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집중하고 있는 감세정책도 상원에서의 처리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다.

옐런 의장을 지명했을 경우, 민주당이 오바마 케어 폐기처럼 전원 반대하고 나서지는 않겠지만, 이번엔 공화당의 반발이 우려됐다.

공화당의 반발을 우려해 탈락한 유력후보는 또 있다. 한동안 독보적인 차기 의장 후보로 간주됐던 개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다. 그가 탈락한 최대이유는 감세추진의 부진으로 지적되지만, 동시에 그가 민주당원으로 공화당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도 있었다.

차기 의장을 지명하기 전인 지난달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오찬을 갖고 이들의 의견을 물었다. 이 자리에서 공화당 의원들이 가장 선호한 것은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학교 후버연구소 선임연구원이었다.

그러나 테일러 선임연구원은 현재 1.00~1.25%인 연방기금금리에 대해 “2%도 낮은 수준”이라는 초강경 긴축성향을 갖고 있다. 그는 자신의 ‘테일러 공식’에 따라 이런 주장을 밝히고 있다.

옐런 의장의 점진적 통화정책이 가져온 경제효과에 크게 호감을 갖게 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인물이었다.

파월 이사는 모든 면에서 옐런 의장과 테일러 선임연구원의 절충형 인물로 부각됐다. 우선 파월 이사는 공화당원으로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반발을 초래할 여지가 별로 없다.

동시에 정책적으로 그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한 번도 옐런 의장의 정책을 반대한 적이 없다. 통화정책도 그는 옐런 의장보다는 긴축적이고 테일러 선임연구원보다는 완화적으로 평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록 옐런 의장을 연임은 못 시켜도, 옐런의 정책은 지속되기를 원한다는 기대를 파월 의장후보에게 전하고 있다.

한편 블룸버그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옐런 의장이 의장 임기 후에도 Fed 이사 직을 계속 수행할 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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