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1월 공산당 대회 앞두고 다시 차분한 경제 상황 연출 시작

 그간엔 한국 증시상황과 관련해 미국발 리스크가 발생하더라도 유럽과 중국발 호재가 막아 줬으나 이젠 그런 요인도 사라져 향후 국내 증시 전개 방향이 주목된다. 중국 및 유럽발 호재가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국내외 증권계에 따르면 중국을 바라보는 글로벌 시각이 다시 신중해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그중 하나는 IMF(국제통화기금)의 경고다. IMF는 이날 글로벌 경제의 양대 악재로 “중국 경제 악화 우려와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 실패 우려”를 꼽았다. 그간 중국의 호전된 지표를 보고 글로벌 경제계는 “중국이 경착륙 위기에서 만큼은 완전히 벗어난 것 같다”며 안도했는데 IMF가 중국 리스크를 다시한번 들춰내면서 중국 리스크가 또다시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전날 발표된 중국의 9월 제조업 PMI(구매자 관리지수)지수다. 이날 발표된 PMI는 50.2로 미지근한 흐름을 이어갔다. PMI란 구매자들을 상대로 경기선행지수, 즉 경기전망을 조사해 그 결과를 수치화한 것이다. 이 수치가 50을 넘으면 경기가 확장국면에 있음을 의미하고 50이하면 위축국면임을 뜻한다. 따라서 아직 중국 경제는 확장국면에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도 중국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반응은 실망감 그 자체다. 전날 한국 증시에선 중국관련주인 철강주 등이 하락했고 이날 미국시장에선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나타냈다. 중국 경제가 미지근해질 것으로 전망되자 중국의 석유수요가 줄 것으로 판단됐고 이것이 국제유가를 하락세로 끌어내린 것이다. 이 결과 이날 뉴욕 상품시장에선 서부 텍사스산 원유가 배럴당 102.82달러로 0.17%, 브렌트유는 108.92달러로 0.1%가 각각 하락했다.
 
그러면 중국의 경제전망이 그다지 나쁘지 않은데도 IMF가 중국 상황을 다시 걱정하고 글로벌 시장이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그건 중국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예컨대 올 상반기만해도 중국 경제성장률과 관련, 경착륙을 크게 걱정했었다. 그러나 올 7~8월들어 중국의 성장률이 7%중반을 유지하고 제조업 PMI가 급속히 개선되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기대는 어느새 ‘연착륙 가능’이라는 전혀 새로운 상황을 맞고 있었다. 하지만 욕심이 과했던가. 어느덧 시장에선 중국 시장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최근 추세대로라면 8%대 고도성장도 가능한 게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왔을 정도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중국 9월 PMI가 50을 간신히 웃돈 것으로 나타나면서 중국을 향한 비관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중국 경기 신중론은 예상됐던 일이라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중국의 경우 GDP(국내총생산) 규모가 무려 9조달러대에 이르고 있다. 이런 초대형 경제규모를 가진 나라에서 8%대 고도성장을 유지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게다가 올해 새로 들어선 시진핑-리커창 정부는 중국 경제의 거품을 빼기 위해 강도 높은 경제개혁과 긴축을 시행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6~7%대 성장만 달성해 줘도 고마운 수치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울러 11월 공산당 제3중전회의를 앞두고 있는 점도 중국 경제로선 고도성장 가능성을 일축하는 요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시진핑 정부는 이번 공산당대회를 기점으로 부정부패 척결과 경제개혁의 강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이같은 개혁은 최소 2년에서 최장 5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시진핑 정부 임기 10년중 전반기 대부분을 경제 개혁에 몰입하겠다는 것이 시진핑-리커창 경제팀의 굳은 각오다. 따라서 11월 공산당 대회후 중국 경제는 더욱 차분한 성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프레데릭 뉴먼 HSBC아시아담당관은 "앞으로 중국이 살려면 2~3년간 강도높은 개혁이 지속돼야 할 것"이라며 "최근의 중국 경제 진정추세는 이런 개혁정책의 '예고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한국 증시에서도 중국발 호재는 그 강도가 예전보다는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유로존에선 당분간 이탈리아의 정정불안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진영의 장관 5명이 베를루스코니 수감에 반발, 이미 퇴장한 상황이어서 레타 총리 진영이 이끄는 연정도 붕괴될 위험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유로존 증시도 당분간 정치불안의 악재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간엔 미국의 상황이 어려워지는 가운데서도 한국 시장에선 중국과 유럽발 경기호전이 호재로 작용했는데 앞으로 당분간, 또는 한동안은 이런 기대마저 누릴 수 없게 됐다. 중국과 유럽, 미국시장의 급변하는 역학관계 속에 한국의 향후 시장동향이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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