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뜻밖의 임금 상승에 금리 인상 영향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 초래할 수도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지난 9월 이후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며 이머징 시장 약세가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시장을 위험하게 할 요소는 없는 것인가. 더군다나 이런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경우 통화정책 정상화 경로를 고집하며, 12월 금리 인상과 내년에 세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금융기관인 HSBC는 16일 내놓은 분석 보고서에서 "온화한 글로벌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을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시장을 교란시킬 요인들을 애써 무시하며 경각심을 늦춰서도 안 된다"며 방심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즉 9월 초 이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올랐지만 여전히 연초에 기록했던 수준에 한참 못 미치고 달러는 9월 전에 하락했던 부분을 일부 회복하는 데 그쳤다. 또한 연준은 계획한 금리 인상 경로를 고수할 것이지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낮게 유지되고 있어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경우 연준 역시 자신들의 계획을 일부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HSBC는 "내년에 연준이 오직 두 차례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고 미국 재정정책과 관련해 전면적인 세제개편이 입법 과정을 통과할 수 있는지 그리고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세제개편이 커다란 리플레이션 효과를 일으킬 것인지에 대해 상당히 비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중국 경제도 향후 몇 개월 동안 완만하게 둔화될 것이지만, 연간 GDP 성장률이 올해와 내년에 견고한 6.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또다시 경착륙의 공포가 부각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HSBC는 이어 "동조화된 글로벌 경제 상승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해 원자재에 대한 하방 리스크도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HSBC는 또 "미국 노동시장이 현재 굉장히 타이트해져 있는 데도 불구하고 임금이 크게 오르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원자재 가격 상승이 완만해지면서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즉 실업률이 떨어지면 물가는 오른다는 필립스 곡선이 시장에서 잘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런데도 미국 연준은 필립스 곡선이 향후 몇 개월 동안 더욱 강력한 방식으로 그 영향력을 느껴지게 만들 것이라는 원칙을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HSBC는 "연준의 판단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 생각하지만 만일 연준의 판단이 맞다면 노동시장이 타이트해지고 임금 상승이 가속화되는 전환점에 도달하고 있는 중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것이 다른 선진국 노동시장에서도 반영되는 움직임이 아니라 미국 중심의 움직임이라면 달러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금리 인상에 민감한 여러 선진국의 높은 수준의 가계 부채가 있어서 금리가 다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경우 뜻하지 않은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이에 HSBC는 "일부 예기치 못한 이벤트가 유발할 수도 있는 터닝 포인트에 주의를 기울이며 '방심하지 않는 미덕'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