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인플레이션 등 글로벌 경제 잠재적 충격 요인도 많아 대비해야"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한국 경제는 올해 글로벌 성장 추세가 맞물리고 반도체 등 첨단 하드웨어 부문의 슈퍼 사이클에 힘입어 당초 예상보다 높은 3%대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런 흐름은 내년에도 계속될까.

IMF(국제통화기금)는 내년에도 한국 경제가 3% 이상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기관인 골드만삭스도 17일 내놓은 분석 자료에서 "내년엔 중국과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가 봉합되며 지정학적 관계 개선의 훈풍이 불어와 한국 경제가 견고한 성장세를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중국과의 정치적 관계개선이 시작돼 2018년 초 한국으로의 인바운드 여행은 증가하게 될 것이며 아마도 이는 북한과 관련한 생산적인 논의로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행정부가 최저임금 인상과 사회지출 확대 등 ‘소득 주도’ 성장에 초점을 맞춘 가운데, 2018년에는 여러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원화가 대체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 지난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사진=뉴시스

이날 내놓은 자료에서 골드만삭스는 한국을 제외한 다른 아태지역 국가들도 대체로 내년에 다시 한번 견고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올해보다는 성장 동력이 다소 약화될 것이고 정책 입안자들은 규제를 점차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 투자는 여러 국가에서 증가하게 될 것이며 생산 가동률 증가, 견고한 수익, 높은 주가 등으로 시장 여건을 반영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런가 하면 "인플레이션 압박을 소폭 증가시킬 것이지만 중앙은행의 목표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가운데, 아태지역 대다수 국가들은 향후 점진적인 긴축 통화정책 모드로 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은 2018년에 경제 성장에 큰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핵심 개혁을 진행해 위험 축소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게다가 전 세계 투자지출의 약 절반 가까이가 중국에서 발생하고 글로벌 성장의 25% 이상을 중국이 견인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중국 정책 입안자들의 이 같은 밸런싱 조정은 전 세계 경제 건전성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은 리플레이션으로 향하는 다소 긴 여정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이 같은 여정은 내년에도 일본 중앙은행 구로다 총재의 연임 여부에 관계 없이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따라 2018년에도 일본 엔화는 소폭 절하가 전망되고 추세 이상의 성장을 다시 한번 기록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한편 인도는 올해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부진한 한 해를 보냈는데, 내년에는 상대적으로 개선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즉 인도의 모디 총리가 단행한 개혁들로 인해 나타났던 충격들이 2018년에는 사라질 것이고 오랫동안 기다려온 은행들의 재자본화가 내년 하반기부터는 신용여건을 완화시키기 시작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아태지역 경제 전망을 해치는 요소는 없는 걸까. 이에 관해 골드만삭스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요소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첫 번째는 중국 규제당국이 개혁을 대가로 성장을 희생해도 된다고 생각할지 여부다. 이는 경제 정책을 수행하는 새로운 수장들과 지방정부 관료들의 업적을 남기고 싶은 욕심과 맞물려 정책 실행 속도에 갑작스러운 변화를 야기할 수 있고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일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두 번째는 인플레이션이 예상한 것보다 더 빠르게 상승할 위험이다. 현재는 아태지역 성장이 건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올해 식품 가격의 부진한 상승이 물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내년에 이 같은 상황을 흔들게 하는 모멘텀이 나타난다면 정책 입안자들은 갑작스럽게 매파적 성향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세 번째 잠재적 위험은 글로벌 경제 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인데, 예를 들어 아태지역 이외의 지역에서 발생할 문제들을 들 수 있다. 잠재적으로 발생 가능한 문제는 강대국 간 무역 갈등, 첨단 산업 시장 조정 및 성장 충격 등으로 이 같은 문제는 중앙은행들의 정책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수년간 거의 아무런 충격도 받지 않고 랠리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내년에도 대체로 이와 유사한 패턴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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