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리스크로 '금융시장 연준 의존도' 다시 커져 걱정

 미국 정부 셧다운 여파로 버냉키의 인기가 치솟는 것은 뭐라 할 수 없지만 이로인해 한가지 걱정되는 것이 있다. 미국 시장이 과거로 회귀해 다시 ‘양적완화(QE) 중독’에 빠져드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그것이다.   

 
2일(한국시각) 국내외 증권계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다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연준)와 버냉키 연준 의장의 영향력이 부각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17년 만에 예산안 갈등으로 셧다운 되고 이달 중순까지 부채한도증액협상이 결렬될 경우 미국은 디폴트 위기에 휩싸일 것으로 보이는 등 시장이 거덜날 판인데도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식시장은 의연하기만하다. 연방정부 셧다운 조치가 내려지던 1일 한국시장은 견고했고 일본 닛케이지수도 상승마감했다. 또한 곧바로 이어 개장된 미국 증시와 유럽증시가 건재를 과시했다. 
 
미국 국채시장도 건재했다. 1일(미국시각) 10년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금리) 또한 연 2.65%로 아주 차분한 상태를 유지했다. 연방정부 폐쇄 따윈 아랑곳 하지 않는 듯한 움직임을 나타냈다. 
 
그런데 미국 정치권의 리스크, 즉 워싱턴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시장이 평온한 것은 다름아닌 버냉키 효과 때문이다. 워싱턴 리스크가 커질수록 10월말 FOMC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 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을 시장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지금의 증시상황을 놓고 시장에선 ‘버냉키 랠리’라는 말을 서슴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려되는 게 있다. 지난 9월 중순까지 양적완화 축소를 기정사실화하며 독립성을 확보해 가던  글로벌 주식시장이 다시 양적완화 의존도를 키워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장이 다시 양적완화 중독에 빠졌던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따라 시장에선 이제 사사건건 이슈가 등장할 때마다 버냉키에 집착하는 현상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불행한 일이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