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자동차, 7년전 4성 표기에 따라 지은 이름이 골칫거리가 돼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중국 광저우자동차는 중국 내에서 제법 잘 팔리는 브랜드를 갖고 있다. 2010년에 출범한 이 브랜드로 곧 미국시장에 도전할 계획도 갖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뜻밖의 문제가 생겼다. 광저우자동차의 브랜드가 ‘트럼프치(Trumpchi)’인 것이다.

상대국가 대통령 이름을 다는 것이 예의에 맞냐 안맞냐를 따질 한가한 문제가 아니다. 트럼프라는 이름을 가진 차를 과연 미국 소비자들이 어떻게 대할 것이냐가 더 큰 문제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도널드 트럼프 페이스북.


블룸버그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펑싱야 광저우자동차 사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 이름에 대해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 브랜드가 등장한 2010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2년 첫 번째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기도 전이다. 이때만 해도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이나 정치인이 아니라 성공한 부동산업자로만 알려져 있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치라는 이름이 ‘성공을 기원한다’는 의미를 가진 추안치(传祺)의 병음표기라고 전했다. 추안치는 영어로 ‘Chuanqi’라고 표기하지만 4성 발음체계에 따른 병음표기로 ‘Trumpchi’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당선된 이후 광저우자동차는 과연 이 이름으로 미국에서 자동차를 팔 수 있는지를 심사숙고해 왔다. 대단히 불운한 경우, 소비자들이 정치적 이유로 인해 품질과 무관하게 이 차를 외면할 우려도 있다. 미국 내에서 이 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파라고 간주된다면 광저우자동차는 영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한국에는 ‘트럼프월드’라는 이름을 가진 아파트가 있다. 대우건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름 사용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면서 여의도와 같은 대형 아파트단지를 지은 것 말고도, 동네 작은 도로에도 간간이 이 이름을 가진 주거시설이 눈에 띈다.

트럼프라는 이름이 집으로서는 좋은 이름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무관하게 생긴 것들도 있다. 어떻든 한국에서는 트럼프라는 이름으로 집을 짓는 것이 좋은 선택이기 때문에 생긴 집들이다.

하지만 광저우자동차의 처지는 한국의 주택업자들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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