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혼의 요구는 묵살하고 칼 아이칸의 엄청난 요구엔 침묵

 애플의 이중적 자세가 눈총을 사고 있다. 힘없는 주주가 자사주 매입을 요구할 땐 냉정하게 뿌리치더니 거대한 기업사냥꾼 칼 이이칸에겐 꼼짝 못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일(한국시각) 월가에 따르면 지난밤 미국 증시에선 애플 뉴스가 단연 화두로 떠올랐다. 유명한 기업 사냥꾼인 칼 아이칸이 팀 쿡 애플CEO를 향해 1500억달러, 우리 돈으로 무려 161조원에 이르는 거액을 자사주 매입에 투입하라고 요구했다는 소식이 CNBC를 향해 시장에 확 퍼졌기 때문이다. 칼 아이칸은 이를 위해 앞으로 3주간 팀 쿡 애플CEO와 긴밀한 협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칼 아이칸의 이같은 요구는 지난 4월 애플측이 밝힌 향후 자사주 매입 계획을 크게 웃도는 것이어서 칼 아이칸과 애플간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애플은 지난 4월 “오는 2015년까지 6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아이칸이 이토록 무리한 요구를 했는데도 애플측은 한마디 반론도 제기하지 않아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울러  이같은 아이칸에 대한 애플측의 대응은 올해초 아인혼을 홀대 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연말과 올해초 미국 헤지펀드의 거물이자 애플의 주주인 데이비드 아이혼이 애플을 상대로 “주주에게 적정한 이익을 환원하라”며 법정 소송을 제기해 화제가가 된 바있다. 당시 아이혼은 “애플이 무려 1371억달러나 되는 막대한 현금을 쌓아 놓고도 주주에게 이익을 제대로 환원하지 않는 등 인색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면서 애플에 직접 찾아가 “배당금을 제대로 지급하고 나아가 우선주 발행을 통해 주주들에게 기여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애플 팀 쿡 CEO는 이를 일 일언지하 거절했고 아이혼도 법원에 주주이익금 지급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이에따라 애플은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아이혼의 요구는 뿌리치고 칼 아이칸에겐 질질 끌려다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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