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화정책 결정 후 최장 36일 지나 금통위 회의 열려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모습.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국제 금융시장에는 8주 정도 간격으로 중앙은행 주간이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일본은행의 정책회의가 열리는 주간이다.

대개는 FOMC 결과가 나온 다음날, 일본은행의 정책회의 결정이 발표되지만, 때로는 일본은행이 하루 앞서 발표하기도 한다.

일본은행의 회의가 하루 앞서더라도, Fed의 결정은 언제나 금융시장에 미리 알려진 상태기 때문에 일본은행은 FOMC의 결정을 미리 파악한 상태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가장 큰 금융시장을 관리하는 Fed의 결정을 보고 다른 나라 중앙은행이 정책회의를 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 자연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중앙은행 중에는 Fed의 일정이 어떻든 전혀 무시하고 정책회의 일정을 잡는 곳도 있다. 한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다.

한은은 지금까지 연 12회였던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올해부터 8회로 줄였다. 횟수를 줄일 때 일본은행처럼 FOMC 회의를 염두에 두고 일정을 정할 것이란 예상이 있었지만, 한은의 결정은 전혀 달랐다.

오는 30일 회의를 포함해, 올해 8차례의 금통위 회의 일정을 보면, 한은이 FOMC 결과를 보고 금통위 회의를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외견상으로는 Fed가 금통위 회의 결과를 보고 난 뒤에 FOMC 회의를 하는 듯한 양상이다.

올해 금통위 회의는 직전 FOMC 회의로부터 평균 28일 후, 다음 FOMC 회의에는 평균 17.2 일 전에 열리고 있다.

Fed는 FOMC 성명서에서 언제나 “국제 경제 금융 상황을 계속 면밀히 지켜볼 것”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 11대 경제대국인 한국의 금통위 회의도 나름 유심히 관찰하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통화정책이 미국에 영향을 주는 것과, 미국의 정책이 한국에 영향을 주는 것을 감안했을 때, 현재와 같이 ‘금통위 보고 FOMC 열리는’ 일정이 적절하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미국의 통화정책 변경은 한국 금융시장에 엄청난 영향력을 갖고 있는데, 때로는 최소 22일, 최장 36일이나 지나서 금통위 회의가 열리는 것은 너무 늦다는 지적이다.

일본은행이 FOMC를 따라하듯 회의를 여는 것은 외견상 궁색해 보이는 면이 있더라도, 미국의 정책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강점을 갖고 있다.

한은 금통위실 관계자는 “연간 금통위 회의 일정은 연말에 정해지는데, FOMC 일정을 포함해 여러 가지 요인들을 감안해 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 금통위 일정은 아직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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